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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씨 Aug 12. 2021

우리의 속도로.




다른 아이들보다 글자의 배움이 더딘 내 아이가 원하는 걸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금씩 배워가는 아이가 참 대견하고 예쁘다. 남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조바심이 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교육이 낯설고 남들만큼 열정이 없는 부모라 '때가 되면 다한다' 혹은 '지금 아니면 언제 놀아'라는 말로 구시대적 마인드를 포장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의 세상이 우리로 인해 작아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라우드'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꿈을 이루던 시대와 달리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것 같았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속된 말로 있는 집 자식들이 잘된달까? 

여러모로 조바심이 나지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으니 우리의 속도로 아이들과 발맞추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읽지 않던 교육 관련 서적의 책장도 넘겨보고, 조금 정체기에 있는 수학 문제집 풀기도 박차를 가해야겠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가 더딘 것이 아니라 내가 더딘 것이었나 싶다. 

오늘도 엄마의 인생은 여러모로 반성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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