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깔깔거림.
그녀와 #1
그녀와 종종 만나 맛난 걸 먹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지만, 술잔을 기울이는 건 백만 년 만의 일이었다. 이상하게 부어라 마셔라 했지만 술이 1도 취하지 않았던 그 밤, 우리는 백만 년 만에 노래방에 갔다.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처음 봤을 때처럼 우리는 노래방의 자동화 시스템에 조금 당황해 버렸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익숙한 척, 처음 보는 기계를 두드렸고 특실로 입실하였다.
입구와는 다르게 우리가 선택한 방은 익숙한 느낌의 노래방이었다. ( 문득 노래방이라고 부르는 게 이미 늙은이 인증일까 싶으니 코노라 정정하겠다. ㅎㅎ)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책자가 디지털화되었다는 것 정도?
멋쩍은 웃음이 나왔지만, 우리는 깔깔 거리며 추억과 더불어 나름의 열창을 했더랬다.
오래 알고 지낸 그녀의 새로운 발견이 너무나 즐거웠다.
비록 신곡은 부를 수 없었지만. ㅎㅎ
그날의 기억이 좋아서 요즘 종종 노래방을 찾고 있다.
그녀와 #2
한창 유행일 때는 찍어보지 못했는데 거리를 거닐다 골목마다 들어선 인생 네 컷 샵들을 보며 한번 찍어볼까 했다. 쿵짝을 잘 맞춰주는 그녀가 흔쾌히 동참해 주었고 쭈뼛거리며 부스 안으로 어색한 발걸음을 옮겼다.
이거 그 옛날 '스티커사진'의 고급버전인 건가.
어색 어색한 셔터음 사이로 또 마음이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루를 기록하는 것도 즐겁구나, 종종 또 찍어야지.
언제 만나도 유독 편안하고,
유독 마음이 깔깔거리는 사람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들을 잘 기억해 두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