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버뮤다 트라이앵글

by 쭈야씨



세탁기는 양말 도둑이다

늘 한 짝씩 훔쳐 간다

파란 줄무늬의 상대방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다른 차원의 세탁기 속
누군가의 검은 양말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있을지 모른다

“안녕, 나도 혼자야”
“우리, 임시로 한 쌍이 될래?”

그래서 나는
서랍 속에 남은 이 양말 한짝을
차마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돌아와
“미안, 길을 잃었어”
말해 줄지도 모르니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잃어버린 짝일지도 모른다.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