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제 갈 길을 가고
나는 뒤를 돌아본다
어제가 한 달 전 같고
작년이 어제 같은데
내 손에 쥔 것들은
모래알처럼 빠져나가
분명 웃었던 얼굴들
이름이 가물거린다
달력을 넘기는 손은 빠르고
추억을 붙잡는 손은 느리다
시간은 화살처럼 날아가는데
기억은 안개처럼 흩어진다
예전엔 생생했던 장면들
지금은 색이 바랜 사진
계절이 돌고 또 돌아도
그 계절의 온도는 잊혀지고
빨라지는 건 시간뿐인데
왜 기억은 자꾸 가벼워지는가
흘러가는 것을 붙잡지 못하고
붙잡았던 것을 놓아버리며
나는 오늘도
달리는 시간 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