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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Jul 10. 2021

여행의 기록-라비바바



라비바바. 갠지스강 바라나시 


특징

1. 모든 물음에 as you wish이라고 대답한다.

2. 항상 똑같은 반바지(같은 팬티)를 입고 다닌다.


말을 많이 하진 않지만 한번씩 뱉는 말엔 큰 철학이 있다.


인도 인삿말인 나마스떼는 이런 뜻이 있다고 한다. 

"당신안의 신께 인사드립니다".

매일 아침 나의 신이 밤새 안녕했는지 물어봐주던 라비바바. 



티비에서 갠지스강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인도인들은 삶을 고통이라 생각하여 다시 태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갠지스강에 뿌려지면 윤회의 끈을 끊을 수 있다고 믿어서 갠지스강에서 죽기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했다. 탁한 강옆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제를 올리고 강물에서 목욕을 하고 물을 마시고 주변 화장터에서는 끝없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신기한 풍경.  혹시라도 나도 윤회의 끈을 끊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그곳에 직접가서 보고싶었다. 

그렇게 나의 첫 여행지는 인도가 되었다. 



외지인의 눈에 갠지스의 첫인상은 질서라곤 없는 야비규환이었다. 

죽을 날을 받아놓고 화장되려고 줄지어 기다리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환자들. 

끝없이 이어지는 시체타는 냄새와 강가에 모여 제를 지내는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 외침소리.

비가 오는 날이면 제대로 태우지 못해 형태 그대로 둥둥 떠다니는 사람시체 소시체 개시체 어느길을 가도 눅진하게 밟혀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배설물들. 

떠다니는 시체와 배설물들 옆에서 목욕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물을 마시는 사람들. 

타다만 사람들의 뼈를 물고다니는, 피부병에 걸려 털이라곤 없는 좀비같은 개들.

어딜 가든 끈질기게 따라붙어 옷자락을 잡으며 '마담 원달러!'를 외치는 아이들. 

그랬다.. 


 그랬는데 나는 바라나시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속에 살고있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서로를 이해하고 시간을 나누면서 여행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구나라는 걸 느낀다. 

이 삶도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여행이라 생각한다면 좀 더 가볍게 살 수 있을텐데.

나의 생각과 마음은 왜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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