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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Jan 29. 2022

0. 바보 여행을 떠나다

숫자 중 0을 좋아한다. 너무 좋아해서 계좌에 한 10개정도 찍히면 좋겠다.

타로 카드에도 이 0번 카드가 있는데 'the fool(바보)'카드이다. 대부분의 이 바보카드는 가벼운 짐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바보가 그려져있는데 내 카드는 알이 깨지기 직전 세상의 시작을 암시하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오늘 갑자기 이 0번카드가 떠올라 타로카드를 꺼내보았다. 여행 때 심심풀이로 가지고 다니는 카드였는데 만져본지 10년은 되어 이제 패를 깔아도 해석을 못하겠다.



0. the fool  바보는 여행을 떠난다.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아는가' 에 이런 내용이 있다.  


안전하고 확실한 것에만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당신은 행성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안전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순간 삶은 우리를 절벽으로 밀어뜨린다. 파도가 후려친다면, 그것은 새로운 삶을 살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이다. 어떤 상실과 잃음도 괜히 온 게 아니다.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고통은 추락이 아니라 재탄생의 순간이고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다.   





파도가 밀어치는걸 보니 슬슬 짐을 꾸릴 때가 된 것같은데.

예전에 비해 조금 더 가지게 된 지금 다시 0으로 시작한다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해진다. 굉장한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제법된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할 수 있는 한 많이 햇볕을 쬐고 하루에 한 번은 산책하고 명상일기를 매일 쓰고있다.


이 바보카드처럼 내 다음 여행도 별 생각없이 훌쩍 내딛기를 바래본다.

이제 이 곳을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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