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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Jun 20. 2023

6. 나도 이제  오션뷰에 삽니다

나의 영도 정착기

 사람들은 한강뷰 오션뷰를 좋아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본인집 뷰자랑을 올리면

-뷰는 길어야 일주일이지 지나면 암막 커튼치고 산다.

-한강 보이는 집은 소음이랑 도로 매연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 산다

-바다 앞은 습기 때문에 전자기기가 고장 나고 장비가 녹슬고 차도 금방 못쓰게 된다

-습해서 피부병 걸린다.

-물보고 있으면 우울증이 생겨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댓글, 어김없이 달린다.   


 창 밖이 온통  초록 나뭇잎 사이로 파란 바다가 보이는 제주에 살았던 나는 풍경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모든 댓글은 질투에 휩싸여 열폭하는 종자들이 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영도에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먼바다를 보여주는 제주집과 달리 영도집은  바로 눈앞이  망망대해 바다이다.  낮시간엔  바다에 반사된 자외선이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아침마다 눈뽕은 덤이다. 결국 나도 댓글처럼 암막 커튼을 달게 되었으니.. 댓글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일부는 사실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아무리 좋은 풍경도 잠깐 좋을 뿐  곧 지겨울 것이라는 댓글도 일부 사실다.  처음에 느낀 확 트인 바다뷰의 감동은 어느덧 사라지고 매일이 익숙해진다. 하지만  좋은 뷰는 금방 무덤덤해지는데 안 좋은 뷰는 볼 때마다 맘이 답답한 게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으니 신기한 일이다.. 

 아니 왜 좋은 건 금방 익숙해지면서 안 좋은 건  익숙해지지 않는 거지?



집 안에서 보는 영도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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