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한다는 것에 대하여
감정이나 생각을 가시화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두루뭉술한 내 생각을, 내 마음을 글로 전할 수 있다는 건 인간으로 태어나 누리는 축복이라고 믿는다. 나에게, 상대방에게 나의 진솔한 내면을 털어놓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내 언어가 초라할지라도, 진심은 언제가 통한다고 믿는다.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투박한 이야기가 잔잔한 마음의 호수를 일렁이게 하는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될 것이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절대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을 잊고 사는 나를 발견했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다. 완벽에 가까웠던 이날은 내가 기록하지 않았다면 온전히 과거가 되었겠지. 소중한 기억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나 자신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 열심히 적어서 예쁘게 보관해 두었다가 어느 날 마주했을 때 '그래그래 이런 순간도 있었지.' 추억할 수 있도록, 과거를 헤매는 그날의 내가 원하는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그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