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의 겨울방학 준비-결단과 대가

by 여행하는 술샘


아들에게 링크 하나를 받았다. 겨울방학에 이곳에서 지내보고 싶다고 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았다.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해서 밤 10시까지 지켜야 하는 의무규정이 있었다, 휴대폰은 점심시간과 저녁식사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일요일은 자유일정이고, 평일에는 허락을 받아야 외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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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곳. 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이다. 기숙형 스파르타 학원. 정원이가 겨울방학을 보내고 싶어 하는 곳이다.


한 달 지내는데 백만 원 정도이고, 식사까지 하면 두 달 지내는데 300만 원이다. 엄마는 몰타에서 한 달 살이 하고, 아들은 여기에서 겨울방학을 보내며 고3을 준비해 보겠다고 했다.

방송부 형들에게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방학 때 이런 곳에서 통제받으면서 공부 습관을 잡아야 내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스스로 이런 결정을 하고 내게 전화 통화 한번 해 달라고 했다. 대견한 생각이 들면서도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군대를 지원해가는 아들을 보낼 때 이런 마음이 들려나.


우선 고민과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 중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을 구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누구도 방법을 알지 뭐하고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냥 두어야 한다. 여행에서의 경험이 정원이에게 준 교훈이다.


정원이는 체육 선생님이 되기 위해 체육교육과로 대학을 가겠다는 결정을 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포기했던 수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학원과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를 해왔다.

지난 2년의 시간은 정원이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학급반장, 방송부 활동, 교내 스포츠 클럽 등 학교생활도 즐겼다. 일요일만 나가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그 사이 여자친구도 몇 명을 만났다. 공부만 하며 보내는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지 않기를 바랐다. 나의 바람대로 정원이는 자신의 시간을 즐기며 보내온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원이와 만 며칠씩 지냈다. 하루에도 여러 번 통화하고, 화상 통화까지 하니 우리의 거리는 적당하면서도 가까웠다.

하라는 말과 하지 말라는 말을 내가 먼저 하지 않았다. 나의 의견을 물어오거나 도움을 청할 때는 적극적으로 응해준다. 파트타임 엄마로 살아가는 워킹맘의 장점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있다. 내 일을 우선순위로 두고, 집중하면서도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다. 정원이가 미리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즉각 응답한다.


스파르타 기숙 학원 담당자랑 통화한 내용을 정원이에게 전했다. 같이 한번 가보자고 한다. 금요일 학교 수업 끝나고 함께 가기로 했다. 기숙형으로 할지, 통학형으로 할지를 정해야 한다. 수학학원이나 체육 학원을 갈 때에는 시간을 빼야 하는데 그런 시간을 제외하고도 그곳에서 생활하는 게 맞을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바른 생각과 바른 태도를 가진다는 것은

첫째, 나를 아는 일이다. 내가 처해 있는 상황과 내가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둘째,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지에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잡거나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공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편안함을 유지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까지 다 얻을 수는 없다.


스스로 결단하고, 그 대가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 정원이를 응원한다. 그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의 시간을 보내본 경험은 정원이를 또 한 번 성장시키리라고 믿는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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