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몰타를 다녀온 후 쓴글을 열어 보았다. 2026년 1월 다시 몰타에 오겠다고 적고, 나는 지금 이곳에서 두번째 한달살이의 첫날밤을 보냈다. 내가 다시 이곳, 몰타에 온 이유는 몰타에 대한 나의 시선의 기록을 하기 위해서이다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요?
되고 싶은 내가 있나요?
그런 내 모습을 상상하며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을 하면 됩니다.
.다시 일년 뒤, 몰타에서의 시간을 기록한 내 책을 들고 이곳에서 보낼 세번째 '원먼스 오딧세이'를 상상한다.
한달살기가 가능한 이유
몰타를 다녀온 지 벌써 세달이 지났다. 미치도록 하고 싶은 것을 적는 란에 ‘한달살기’라고 적고 그 시간을 기다려왔다. 무작정 기다린 것 만은 아니고, 지난10년의 시간을 그 방향으로 살아보겠다고 정하고 걸어왔다.
마산대학교에서 7년간 교수직을 끝내면서 결심한 것이 있다. ‘내 공간을 가지지 않겠다.’ ‘내 통제력 안에 일만 하겠다.’ 두 가지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조건이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조직생활이란 불가능이었다.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이 싫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찾아가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두 가지를 지켜가며 내 일이 물리적 제한 없이 이루어진다면 나는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오십이 되면 더 자유롭게 일하고 싶었다. 여행을 하다가 일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은 하지 말자. 한국에 없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문제가 없는 일을 하자. 내가 어떤 일을 해야 그렇게 살 수 있을지 알지는 못했다. 방향만 있을 뿐이었다.
코로나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여행 클럽을 운영하며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전국에 있는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매주 1000km가 넘는 거리를 운전하고 다녔다. 부산, 창원, 대구, 밀양을 매주 다녔다. 일주일에 두 번씩 가는 날도 있었다. 가끔 서울도 갔다, 사람들을 만나서 여행 세미나를 열고 함께 떠날 여행을 게획했다. 힘든 줄 몰랐다. 각 지역에 있는 여행 회원들은 공항에 가야만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얼굴을 보고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국에 있는 사람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여행학교를 열었다. ‘줌’이라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했다. 온라인으로 여행학교를 진행하는 첫날 20여 명의 사람들이 줌에 접속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다음 접속에서는 조금 나아졌다. 그것이 익숙해 질 즈음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외출도, 여행도 자유롭지 않게 되었다.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힘드니 온라인에서 만나는 것을 시도했다. 매주 한 번 여행학교를 열었다. 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었지만, 같이 얼굴 보고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20년 5월15일 5시 30분. 줌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였다. 한 반으로 시작해서 여섯 반까지 늘었다. 네 명의 학생과 수업을 시작했다. 이어서 한 반이 더 만들어졌다. 비행기가 다시 뜨는 그날까지만 수업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의 상황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나에게는 기회였다. 온라인으로 매주 여행학교를 하고, 매일 영어 수업을 진행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줌에서 자유롭게 만나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 사람들과 줌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어서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결국 펜데믹 상황은 끝났다. 나의 시스템은 이전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오프라인으로 하는 강의가 어려워서 온라인 강의를 선택한 것만은 아니었다. 온라인만의 장점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내서 강화시켜야 한다. 와인 강의는 여전히 현장 강의로 남아 있다. 와인 수업에 대한 부분은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
2024년 12월 셋째주부터 시작해서 다음해 1월 첫 주까지 몰타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온라인 시스템으로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는지를 화인하고 싶었다. 비즈니스 회의, 강의 진행. 예비수강생 상담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8시간의 시차가 있으니 한국 시간에 맞추어 알람 설정을 해 두었다. 영어 수업은 밤 9시부터 새벽까지 이어졌다. 초저녁에 잠을 자고 수업을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밤에 이루어지는 수업은 집이나 카페에서 참여하거나 진행했다. 배를 타고 시칠리아를 다녀오는 날 하루를 빼고는 모든 수업을 차질 없이 진행했다.
시스템의 만들어졌다. 10년 전 내가 정한 ‘통제력 안에 있는 일만 하기’라는 기준을 정해 놓기는 했지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하게 될지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방향을 정하고 가다 보니 좋아하는 일, 돈 버는 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오십에 하게 되었다. 노트북 하나 들고, 인터넷 환경이 따라 주기면 하면 어디서든 내 사무실을 펼칠 수 있다. ‘
한달 살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 날을 위해 과감하게 오프라인 수업을 정리했다.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는 없다. 다만 온라인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분야들만 있다면 다름 방식의 만남을 만들어야 한다.
1년에 한 번 [글쓰는사람들] 수강생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글쓰기 캠프를 열었다. 전국에 있는 작가님들을 만나기 위해 매달 순회 방문을 하려고 한다. 만남의 형태는 다양하다. 특강을 진행하거나 북토크를 할 생각이다. 지역의 서점이나 도서관을 함께 여행하기도 할 것이다. 아직 시작해 보지 않은 시스템이라 지금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차차 들려줄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다.
내년 1월 다시 뫁타에 가려고 한다. 한번 해 본 일은 조금 더 쉽다. 마무리 못한 몰타의 이야기도 마무리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달 살기를 막연히 꿈꾸는 사람들에게 몰타에서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다. 묻고 싶다. 왜 한달 살기를 하고 싶냐고. 한달 살기를 하면서 무엇을 하면서 보낼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달의 시간은 길기도 짧기도 하다. 매일 관광을 하면서 보내기에는 너무 길다. 준비없이 현지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는 너무 짧다.
각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한달 살기를 하고 싶은지를 나의 의야기를 통해 계획해 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적어 갈 계획이다. 2026년 1월 몰타에서 두 번 째 한달 살이를 할 나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스물세명의 경험도 함께 담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