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아침을 선물 받았다. 한국과 몰타의 시차는 8시간. 한국에서 매일 하던 아침 하는 영어수업을 몰타에서는 밤 아홉시에 시작해 12시에 끝낸다. 저녁에 하는 수업은 오후 시간에 하면 되니, 이른 아침부터 오전 내내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
첫번째 한달살이를 할 때는 매일 오전 어학원을 다녔다. 유학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는 상상을 했다. 대학 다닐떄 한두번의 유학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몰타에서 어학원이라도 등록을 해서 해외에서 공부해보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해 보고 싶었다. 매일 세시간 학원에서 보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두분째 몰타 한달살이에서는 어학원 등록을 하지 않았다. 시드니에서 온 이나영 작가와 함께 아침 운동을 매일 하는 계획을 세웠다. 세인트 줄리앙에서 슬리에마로 연결되는 바다길을 걸으며 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었다. 걷거나 달리는 길은 어디여도 좋지만, 몰타의 해변 가까지 사는 혜택을 이번에는 누려보기로 했다.
오전 7시. 이나영 작가에게 카톡 메시지가 왔다. '운동복 챙겨 입고 나오세요. 걷뛰 해요.' 몰타에서의 첫날 아침, 나에게 운동하자고 시동을 건다. 운동못한다는 나의 변명 중 하나는 함께 운동할 친구가 없어서였다. 이번엔 임자 제대로 만났으니 매일 몰타 해변을 따라 달리고 걸어볼 참이다.
함께 온 일행들의 어학원 등록을 도와주고 나영작가와 나는 바닷가쪽으로 건너왔다. 첫날이니 2km를 뛰어 보기로 했다. 나영 작가의 리드로 준비운동을 하고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스마트 워치를 1km에 맞추었다.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가법게 뛰는 슬로 러닝을 했다. 마눌섬에 도착하니 2.6km였다. 처음인데 잘 한다며 칭찬도 받았다. 자라 매장 쪽에 있는 집까지는 천천히 걸어왔다.
정박되어 있는 요트를 바라보며 걸었다. 처음 몰타에 왔을때 요트를 타고 몰타 인근을 몇시간 돌아 본적이 있었다. 요트를 운전하던 캡틴이 슬리에마 쪽에 정박된 큰 요트 하나를 가르키며 '탐 크루즈'의 배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 때 보았던 요트가 있는지 궁금해서 정박된 요트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비슷비슷한 모습이니, 당연히 찾을 수는 없었다. 코미노와 블루 라곤을 간다는 홉앤홉 보트를 홍보하는 이들을 몇명 지나치며 집으로 걸어왔다.
슬리에마 해변을 따라 뛰고 있는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3km의 운동을 마쳤다. 몰타에 오면 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내가 잠시 머무르는 관광객이었다면 스쳐 지나는 풍경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몰타에서 한달을 산다는 건, 현지인들처럼 운동복을 입고 나와 매일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몰타에서 한달동안 살 짐에 운동복과 운동화를 챙긴다.매일 아침 운동복을 챙겨입고, 뛰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간다. 그들과 함께 현지인이 되어본다. 여행은 해보지 않던일을 하기 위해 떠난다. 여행에서 낯선 일을 해 내는 나를 만나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 일상에서도 여행하듯이 살 수 있다. 30일 후 대문을 열고 나가 혼자 뛰고 있을 내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