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데이트
정원이가 모델아카데미에 가는 날이다. 일정이 있어서 가지 못하는 주를 빼고는 가급적이면 내가 픽업을 하려고 한다. 한달에 두번 이상은 가게 되는 것 같다.
엄마가 아직 운전을 할 수 있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집과 학원을 오가는 시간들이 정원이와 소통할 수 있는 시작이라 나도 그 시간이 소중하다.
엄마와 만나는 날은 맛난것을 먹는 날이다. 엄마와 만나는 날은 쇼핑을 가는 날이다. 엄마와 만나는 날은 이야기를 쏟아놓는 날이다.
내가 운전하는 동안 정원이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디. 친구들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오늘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창녕에서 출발해서 모델 학원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한시간 반은 최소 걸리는데, 출발이 조금 늦었다, 게다가 일요일이라 도로도 조금씩 막히는 구간이 있었다. 10분 정도 늦을 것 같았다.
3시30분, 전화가 울렸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이야기했다. 여느 사춘기 아들이라면 까칠할 법도 한데, 정원이는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를 법이 없다. 정확하게 10분 늦은 3시40분에 도착했다. 학원비 결재도 할 겸, 도착하자마자 주차를 하고 학원으로 올라갔다. 나를 보더니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
"정원이 또 여행 간다면서요? 일본도 가고, 그리스도 가고요?"
시시콜콜 일상을 나눌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원이의 일상을 함께 들어주고, 고민을 나누어 줄 어른이 많다는 것은 부모다 해주지 못하는 부분들을 채워주는 것이다.
"엄마, 물회 먹으러 가자"
오랜만에 만나는 엄마와는 맛난거 먹으러 가는 것이 진리이지. 정원이가 자주 가는 포항물회로 갔다. 혼자 학원을 올 때도 배가 고프면 들르는 식당이다. 부모님손에 자라서인지 아이 식성이 아니다.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 뭏회를 먹다니...
밥을 먹고, 정관으로 돌아오는 내내 재잘재잘, 정원이가 하는 이야기가 즐겁다, 좋아하는 노래를 즐려준다.
지난 주에 어렵게 구한 축그 티켓을 친구들과 나눈다. 톡방에 올리니 빈이가 먼저 손 든단다. 그리고 바로 돈을 보냈다며
"원래 이렇게 빠르게 돈 보내는 애 아닌데, 진짜 가고 싶었나보다"
이야기 속에 친구들을 알게 되고, 그들과의 관계도 알게 된다.
사춘기 아들과 잘 소통하는 법은 기다려주는 것이다. 들어주는 것이다.
조금만 천천히 하면 스스로 이야기하고, 행동한다.
소리 지를 필요도, 화를 낼 필요도 없이 평화롭게 대화를 나눈디.
아들, 오늘도 엄마는 너와의 데이트가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