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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이야기 박문희 Jun 05. 2024

택배  좀 그만 시켜

택배는 역사를 타고




십여 년 전 신디의 소개로 나이 차이가 열 살이나 나는 신랑을 만나 대구에서 창녕으로 시골살이를 시작한 조카의 유일한 소통구는

택배였다.  
놀라운 쇼핑 실력으로 온갖 물건들의 사들였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아파트라 출근시간이면 빈 박스를 들고 내려가야 하는 신랑이


보다 못해
칠판에 저렇게 써두었다고 깔깔거리며 사진을 보내왔었다.



조카사위가 칠판에 쓴 글씨



이 택배가 네 택배냐



얼마 전 모 쇼핑 사이트에 유료회원으로 등록했다.
막상 가입하고 나니 본전 생각이 가득해, 이것저것 주문 했더니 최근 일주일 내내 택배가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무슨 물건을 주문했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오늘도 근무 중 '제이에프글*벌에서  택배가 온다는 안내문자가 왔다.

그제 주문한 티셔츠인가? 갸우뚱거리며 통상 택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하릴없이 골목에 나가 서성거렸다.
H택배 차도 그냥 지나가고,
어어~~! R택배 차도 그냥 지나가버린다.
이상하네 분명 오늘 도착한다는 문자였는데...
그나저나 나는 왜 밖에서 서성거리나 택배가 오면 오는 거지 문 앞까지 가져다 줄텐데.
사실, 요 며칠 이어진 택배 중 절반은 내 물건들이라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세대주에게 눈치 아닌 눈치가 쪼끔 보여서다.






방 안에 두고 나간 전화에 돌봄어르신으로부터 부재중전화가 찍혀 있어 전화를 했더니 아뿔싸!
'어제 사 준 옷 택배가 왔는데 입어 보니 너무 이쁘고 좋다'
그랬다. 어제 근무하면서 어르신이 부탁해서 N홈쇼핑서 구매하면서 어르신 이름으로 하면 인증절차가 번거로워서 내 이름과 전화로 주문해 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다.

괜히 혼자 골목을 서성거렸지 뭐야.

그나저나 주문한 예쁜 원피스는 언제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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