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 Smith-I'm not the only one
"어제는 시할아버님 제사 였구요 오늘은 아버지 생신이세요~ 이틀 연속 맛있는 음식들이 다이어트는 언제하죠?^^ 생신 축하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젤좋아하시는 노래 샘스미스에 아임낫디온리원 신청합니다"
"오늘 우리신랑 49번째 생일이에요 축하해주세요^^ 제가 제일못하는게 동태전인데 신랑이 제일좋아하는게 동태전이랍니다ㅜㅜ 지금열심히 만들고잇네요 우리신랑 49번째 생일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지금처럼만살자^^♡♡♡"
처음에는 뭔가 했다. 진행하는 선배도 순간 멈칫한 것 같았다. "같은 사진인 거죠?"
다른 번호로 온 두 개의 문자. 두 개 다 자신을 중심으로 '다르게'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엄마와 딸이 남편이자, 아버지의 생일을 기념해 생일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확실히 엄마가 사진을 잘 못 찍었다. 또 딸의 사진에 없는 동태전이 있다. 엄마가 보낸 문자 내용의 핵심. '제일 못하지만 남편을 위해서 하는 동태전'을 강조하기 위함인 듯하다.
같은 방송을 듣고 각자 보낸 문자와 사진. 문자의 내용도, 사진도 조금씩 다르지만 구성원의 생일을 다른 사람과 축하하고 나누고 싶어 한다는 두 사람 사이의 '통함'이 느껴졌다. 서로를 마주하기보다 나란히 앉아 같은 방향을 보는 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같은 라디오 방송을 듣고, 같은 것을 바라보고 추억하며 사진을 찍어 보내는.
어릴 적 꽤 장난꾸러기였던 나는 온갖 장난을 치고 다녔다. 그중에는 상대를 '따라 하는 것'도 있었다. 따라 하는 것은 주로 호감이 있는 친구들에게 장난칠 때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따라 하기'로 친구들을 놀리는 건 자연스레 하지 않게 됐다. 대신 상대방의 쪽에서 나란히 서기보다 그를 마주 세우며 내 고집을 부렸다. 그러다 보니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나를 마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들이 나를 마주한 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마주 세웠다.
사람의 인식은 매우 민감해서 저마다의 세상은 제각기 다르다. 같은 상황에서 누구는 다이어트를 걱정하고, 누구는 동태전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나 보는 방향이 같다는 건 분명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된다.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고 비슷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서로의 세상을 공유한다. 외롭지 않다.
문제는 처음부터 상대를 마주 보는 것에 있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같은 방향, 시선을 공유하지 못한 채 서로가 본 것에 대해 늘어놓기 바빴다. 나를 마주한 그들 곁으로 가 나란히 서지 못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수록 관계는 그대로, 혹은 더 멀리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니었나.
상대를 마주하여 보면 그 상대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상대 역시 나만 보일 테다. 서로가 보는 대상이 다르다는 것. 또 나를 온전히 이해할 리 없는 타인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는 것.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다.
나만 조금 움직이면 상대를 마주할 수 있다. 동시에 나만 움직여도 상대와 나란히 설 수 있다. 꽤 간단한 원리다. 상대에 대한 시선을 거두고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은 그를 마주 세우는 것만큼 쉽다. 다만 마음가짐이 어려울 뿐.
엄마와 딸이 전해준 훈훈한 해프닝. 그 덕분에 상대와 '나란히 할' 마음가짐을 조금 더 가져보게 됐다.
-생일을 나란히, 두 배로 함께 한 모녀의 말씀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