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To.담담하게 자기 삶을 영위한 윌리엄 스토너에게
미국 미주리 주, 척박한 땅을 일구는 농부였던 부모님 일을 같이 하며 살던 너는
어느 날 갑자기 대학이란 곳에 가게 되었지
대학에 가서 새로운 방법들을 배워 농사를 잘 지어보자는
배움이 얕은 아버지의 권유
콜럼비아로 가서 농과대학 1학년으로 등록했어
놀라움과 감탄 속에서 캠퍼스를 거닐며 너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게 되잖아
흙에 대한 공부는 효용성이 있을 것 같아 일반적인 관심이 생겼지만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은 너에게 처음 느끼는 고민과 고뇌를 안겨주었지
학문을 탐구하는 학자 바로 그 모습이야말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네 본캐였던 거야
도서관의 오래된 책 냄새에 매혹되고 화재로 불탄 흔적을 남긴 대학 건물의 서사를 상상하고
몇 번을 읽어 술술 흘러나오는 소네트지만 강의실에선 한 구절도 말하지 못하고 더듬거렸지
시니컬하고 학생들을 경멸하는듯한 표정으로 열강을 이어가던 아처 슬론 교수가
영문학에 빠진 너의 재능을 알아차리고 학자의 길로 이끌어주었어
농사 대신 영문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 되어 석사 박사를 받고
마침내 대학교수가 되다니
늙은 부모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아들과 같이 농사짓기를 바랐지만
연로한 부모님은 차마 행복해보이는 너의 꿈을 외면하지 못하더라
교내 파티에 초대되어 능숙하게 찻주전자를 다루는 가냘프고 예민한 이디스를 만났고
천둥이 치는 듯 첫눈에 반하고야 말지
이 결혼은 네 인생을 송두리째 늪으로 빠뜨리는 선택이었지
작가 존 윌리엄스는 네가 학문에 빠져 평생 연구하는 몰입의 희열을 맛보았고
진정한 사랑을 나누어보았다며
네가 결코 가여운 사람도 실패한 인생도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아
진정한 사랑의 대상은 이디스가 아니었어
대학원생 캐서린 드리스콜
너희 둘은 꿀처럼 달콤했고 연유처럼 부드러웠고 가을 녘 들판처럼 풍요롭게 사랑을 나누더구나
고단한 네 삶을 위로해준 아름다운 시절이었어
그 사랑의 종착지는 우리도 다 알고 있는 아픈 결말.
인생에서 그렇게 탐닉하며 사랑을 나누는 건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의 몫인 것 같아
캐서린과 너는 그 어려운 걸 해내더구나
네 딸 그레이스는 네 아내 이디스의 불안정한 양육으로 인해
결국은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너를 아프게 했지만
너와 딸은 그래도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알아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대학교에서 만나 처음으로 우정이란 걸 느끼게 해준 맥스와 핀치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사한 맥스와 병든 너를 마지막까지 지켜준 핀치는
네 삶의 든든한 울타리였어
다른 사람의 연구실적을 표절한 대학원생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네 태도는
거칠 것이 없었고 그런 네 성향은 주변에 적을 만들기도 했지만
너를 존경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주변 사람을 힘들게 했던 이디스
너로부터 그레이스를 억지로 분리한 후 내키는 대로 양육한 그녀에게
네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태도가 과연 옳은 걸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딸은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더구나.
너는 이 생과 이별하는 마지막 순간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책을 어루만지다 펄럭펄럭 책장을 넘겼어
'......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자 책이 고요히 정지한 그의 몸 위를 천천히,
그러다가 점점 빨리 움직여서 방의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 (끝)
다음은 이 책 뒤표지에 실린 글이다
슬픔과 고독을 견디며
오늘도 자신만의 길을 걷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196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출간 50년 후 세계를 매료시킨 아름다운 소설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 작가 존 윌리엄스의 대표작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진실하고 강렬하게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고서 펼쳐 보인다.
위 문장들로 너를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
너를 통해 전해진 메시지를 즐겨보길 바라네
이 책에서 얻은 문장 하나
"넌 무엇을 기대했나?"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
평범해보이는 비극적 인생스토리 '스토너'가 이즈음 다시 부활하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