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차 캥거루 양육기

by 훌훌

8. 대출금과 여행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내가 아니고 캥거루다

여름내 이상한 상급자 때문에 눈이 붓도록 울면서

계속 그 일을 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더니

마침내

대장정을 끝내고 몇 사람 자기 편으로 건지고 일을 잘 마무리했다.

그 후로 얼마 후 캥거루 앞으로 한국장학재단 대출금 변제를 고지하는 우편물이 왔다.

대학원 들어갈 때 전액 장학금으로 들어가서 내내 그럴 줄 알았는데

몇 사람이 돌아가면서 장학금을 수령하고

지방으로 내려가 생활비도 필요하여 대출을 받은 모양이다


이제부터 대출금을 갚기 시작해야 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여행을 갔다

2년 전 대만에 취재차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목적을 가지고

친구와 함께 3박 4일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내 친구가 찍어 준 사진이 톡방에 올라오고 대만 문화를 양껏 향유하는

캥거루의 행복한 얼굴이 찍혀 있다.


대만은 더웠나보다

인천공항에 떨어져 늦은 저녁을 먹고 공항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온다면서

문자를 보냈다

"너무 추워서 얼어죽을 것 같은디

전철역으로 데리러 나와 주실 분..."

남편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캥거루 입을 패딩을 들고 전철역으로 나갔다

다시 양육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으로 여름내 고생에 대한 보답을 제대로 받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푼돈을 모아 모아 대출금부터 변제하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우리 세대는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살고 캥거루 세대는 현재부터 사는 가보다

빚을 지고도 여행을 다니는 마음이 과연 편안할까 의문이 드는데

갚을 수 있고 갚고 있다고 하니 더 무슨 말을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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