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색할 줄 알았거든
그녀는 12월 23일부터 자취방에서 남은 연차를 소진하고 있었다. 늘어지게 자서 저절로 눈이 번쩍 뜨일 때쯤 일어나 적당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 왔다 갔다 하며 나갈 채비를 한 다음 친구를 만나거나 공연을 보러 가거나 역시 연차휴가 중인 남친과 데이트를 한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4인 크리스마스 모임이 3인으로 축소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 아마도 4인 크리스마스 모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5인이 되거나 3인이 되겠지.
그녀가 그녀의 언니와 넬(NELL) 콘서트를 갔다가 집으로 왔다. 본가에 있건 자취방에 있건 생활 패턴은 비슷한데 단지 점심은 아빠가 차려주는 한식으로 변경되고 설거지는 맡아서 하는 모양이다.
동네에 가성비 좋은 횟집에서 만 원짜리 점심 특선을 팔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메뉴 구성과 맛이 좋다. 딸과 남편은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연차휴가를 낸 남편 친구가 점심을 같이 먹자며 전화를 걸어 왔다.
"어, 오늘은 딸과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빠 실망이야 나랑 약속했잖아. 나 거기 끼어서 같이 식사해도 돼?"
친구는 좋다고 함께 먹자고 한 모양이다. 근처 사는 친구까지 합류하여 네 명이서 음식점에서 만났다. 마침 모두 김 씨여서 이름하여 "4 김 점심" 큰 아이가 식사 후기를 올리라고 톡방에 글을 올리자
"아빠 1 아빠 2 아빠 3이랑 밥 먹은 기분이야. 쏟아지는 아재개그에 정신 못 차렸어"
"좋은 아저씨들이었어ㅎㅎ 다음에 또 껴달라 해야겠다"
1997년생은 이 식사의 결제를 본인이 해서 아빠 어깨에 뽕을 넣어주고 싶다 했는데 결국 계산은 남편이 했단다. 그는 이 식사비를 기꺼이 지불할 만큼 즐거웠던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