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먼 훗날 우리'(Us and Them)

- '만약에 우리' 또는 '먼 훗날 우리'

by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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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에서 퍼온 포스터



2007년 '린젠칭'(정백연)과 '팡 샤오샤오'(주동우)는 설 명절 고향가는 기차에서 처음 만나 고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베이징 쪽방에서 뜨겁게 사랑하지만 남루한 현실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베이징에 그럴듯한 일자리를 얻어 가정을 이뤄 살고 싶은 그들의 꿈은 쉬이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막막한 현실에 주먹질을 해대던 '린젠칭'은 떠나는 '샤오샤오'를 전철역까지 쫓아가지만 차마 붙잡지 못한다.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자신의 비루함에 겁이나 그녀의 손을 잡지 못한다. 그는 지하방에 처박혀 미친듯이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마침내 게임개발자로 성공하여 티비에 나온다.


"이언은 영원히 켈리를 사랑해"


게임 캐릭터를 그린 메모를 보며 샤오샤오가 물었었다. "이언이 켈리를 못찾으면 어떻게 돼?"


린젠칭은 말했다. "이언이 켈리를 찾지 못하면 세상이 온통 무채색이 되지"


10여년이 흐른 후 베이징행 비행기 안에서 두 사람은 재회한다. 화면은 온통 무채색이다. 무채색으로 변한 세상에서 린젠칭은 베이징에 집을 마련하고 결혼을 하여 아들까지 낳았다. 다만 그에게 켈리가 없을 뿐이다.


사랑이 전부일 것 같은 그 때는 별도 따다 줄 것 같은 뜨거운 마음이 있었고 남루한 현실이 가려지는 빛나는 청춘이 있었다. 세속적인 성공은 거뒀지만, 그토록 절절하게 사랑한 켈리가 내 앞에 있지만, 잡을 수가 없다. 뜨거운 포옹만이 가슴시린 그들을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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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담긴 또 다른 메시지가 여러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각자 혼자 이 영화를 본 우리 부부. 잘 울지 않는 남편이 실컷 울었고, 나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남자주인공 아버지는 평생 고향에서 찐빵을 만들며 고생하는 아들을 기다린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아들의 짜증을 다 받아내면서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들을 기다렸다. 아버지는 흐릿한 시력때문에 자신이 쓴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만 아들과 또 그 아들이 사랑한 샤오샤오에게 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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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될 거란다

부모에겐 자식이 누구와 함께 하든

성공하든 말든

그런 건 중요치 않아

자식이 제 바람대로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

건강하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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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디트에 올라 온 가슴 절절한 사연을 읽자니 빛바랜 청춘이 떠올라 울음이 터졌다.

사람들 마음은 어찌 이리 똑 닮았는지

우는 건지 웃는 건지, 팔자 주름 깊이 파인 초로의 남자가 오른 손을 들어 흔든다


왼 손에는 "왕수펀, 아직도 나 기억해?"



먼 훗날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 먼 훗날 그 때 지금의 내 결정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 만약에 그 때 너를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 때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잘 살고 있을까.......'만약'은 이미 돌이킬 수 없고 '먼 훗날' 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그걸 누가 알 수 있을까




p.s. 2018년 넷플릭스에서 개봉했고, 대만 배우 유약영이 감독을 맡았다.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우리'로 리메이크되면서 원작 '먼 훗날 우리'가 재소환되었다. 1번은 중국 원작이 주는 리얼리티가 좀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했고 2번은 리메이크작에 묘사된 진취적 여성상에 더 눈길이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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