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도감』, 묘엔 스구루 등
지나고 보면 '와 그때는 몰랐는데 그게 나를 위한 배려였네? 그 사람은 찐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적들이 많이 있다. 그 경험과 고마운 느낌이 남아 있긴 한데 구체적인 사례를 생각해서 여기에 적고 싶었지만 출산 이후 도통 돌아오지 않는 내 하찮은 기억력 이슈로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좋은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도 그런데!' 하며 떠오르는 주변의 다정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은근히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고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이 이 도감에 가득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23년에 성황리에 개최된 '너무 좋은 사람전'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책에는 지극히 소소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담긴 배려를 해주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이미 하고 있는 일들도 있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몸에 배서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는 듯한 행동들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좋은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예의의 차원을 넘어 온전히 상대방의 입장, 그의 난처할 마음까지 고려해주는 행동을 보인다.
예를 들면, 마지막 하나 남은 음식을 애매하게 서로 양보하고 있을 때 '"먹어치울게~" 하며 접시를 정리해주는 사람'이라든가, '가장 작게 잘린 피자 조각을 잡는 사람'이라든가 하는 행동이다. 딱히 그렇게 하지 않을지라도 누구도 문제삼지 않을 테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이로울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이 책 내내 등장한다.
전시회가 끝난 그 해에 <너무 좋은 사람전+싫은데전 시즌 2>도 열렸다고 한다. <싫은데전>은 약간 반면교사의 느낌이랄까. '사람들이 저렇게 행동하면 내가 싫으니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하는, '좋은 사람'의 조건을 하나 더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싫은데>의 마음일 테지만, 그럼에도 상대방도 싫지 않도록 그들을 위한 이타적인 마음으로 기꺼이 좋은 사람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결국은 좋은 사람인 것이다. 성경의 황금률("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읽다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이 느껴지지만 참 귀한 모습들이 많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건 두 가지인 것 같다.
1.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
2. 이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구나, 나도 이렇게 조금 피해를 보더라도 세세한 것까지도 남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지!
앞으로도 이런 귀여운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거대 담론이 아니라 이렇게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세상을 좀 더 화창하게 만들어주는 변화를 창조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