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휴일이 싫다는 요즘 아이들

휴식의 부재

by 샌디

월요일이다.

"와~ 내일 학교 안 간다~"

"좋겠네"

"엄마 이번주에는 월요일이랑 수요일만 학교 가요."

국군의 날과 개천절, 그리고 학교 재량 휴업일까지 겹치면서 이번주에는 이틀만 학교에 간다.

"그런데 애들이 내일 쉬는 거 싫어해요."

"왜?"

"학교 안 가는 날에는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대요."


이번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딸도 그런 얘기를 했다.

"엄마 애들이 방학하는 걸 싫어해. 학교 다닐 때보다 공부 스케줄이 훨씬 많아서 너무 힘들대"


심지어 미국에서 지낼 때에도 유독 한국아이들이 그랬다.

방학 때 공부량도 많고 줌 강의도 훨씬 많아져서 차라리 학교 다니는 게 낫다고.

심지어 시차를 맞춰 대치동 학원에 온라인으로 다니는 친구도 있었다.

미국에서조차 한국학생들에게 방학은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방학은 원래 학교에서 잠시 벗어나 푹 쉬고,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다니는 등 새로운 경험을 쌓는 시기가 아닌가. 하지만 요즘의 방학은 부족한 과목을 채우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공부를 하는 시기가 되어 버렸다.

학원에서는 방학이 대목이다. 각종 특강과 보충수업을 아침시간부터 개설하고 학부모들에게는 아이가 방학기간을 제대로 보내지 않으면 뒤처질 거라는 불안마케팅을 펼친다. 이러니 방학은 오히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빡빡한 시간표와 많은 양의 숙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쉼 없이 공부하는 삶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 모두를 지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어린 나이라고 해서 번아웃이 없는 것이 아니다. 캘리는 번아웃과 우울증이 온 아이들을 주변에서 꽤 봤다.

키도 쑥쑥 크고 건강하기를 바라면서 과도한 학원 일정과 학업 스트레스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


방학의 존재 이유가 뭘까?

아주 더운 여름, 그리고 너무 추운 겨울에 학생들이 지치지 않도록 "쉼"을 주기 위한 시간 아닐까.

인간의 뇌는 쉬는 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고 기억으로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더 많은 시간을 들여도 학습 효과는 오히려 떨어진다.

학습을 하는 학기만큼이나 휴식을 하는 방학도 똑같이 중요한 시간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가족과 함께 추억도 쌓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야 할 방학이 단순히 학업 성취를 위한 시간으로 변해버렸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온전히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스스로 계획도 해보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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