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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의 계단 밑 연구실 Feb 07. 2017

금융공학, 퀀트, 알고리즘 트레이딩

언제부터인가 주식시장에서도 ‘퀀트(투자)’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리기 시작한다. 원래는 옵션 등 파생상품에 관련된 용어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순수 주식시장에서도 자주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 이 포스트를 통해 주식시장과 관련된 이런 생소한 용어들, 퀀트, 금융공학,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을 한번 깔끔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먼저 ‘퀀트(Quant)’라는 용어는 70~80년대 월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박사들을 대량으로 고용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 오일쇼크, 금본위제 폐지 등의 경제적 사건이 맞물리면서 금값이나 금리 같은 금융상품의 변동성이 유래 없이 커지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현상을 겪어보지 못한 월가의 많은 금융회사들은 변동성을 컨트롤할 해답을 찾다가 물리학자들을 발견한다. 사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현상에 대한 연구는 물리학의 오래된 주제이다. 마침 당시 전쟁이 끝나면서 물리학에 대학 미국 정부의 지원이 끝나고 돈이 궁하던 물리학자들은 아다리가 딱 맞아 자기를 찾아주는 월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월가로 입성해서 Quant(Quantative : ‘계량적인’의 준말)라 불리며 각 종 금융상품(주식, 이자율, 금, 나중에는 신용도까지)의 변동성과 리스크를 주제로 하여 관련 금융상품을 개발하는데 이것이 (그 악명 높은) 파생상품이다. 이렇게 도입된 파생상품은 월가의 금융회사들에게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며 최근까지 계속해서 발전하게 되고, ‘퀀트’라는 직업은 수학과 통계학을 이용해서 돈을 찍어내는 연금술사와도 같이 추앙받곤 하였다. 금융공학은 말하자면 이들의 연금술을 일컫는 단어라 할 수 있다. 퀀트들의 수학, 통계 기법이나 그것을 배우기 위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퀀트의 신화가 무너진 것은 2008년 신용파생상품으로 인한 금융위기 때이다. 끝없이 확장만 하던 파생상품이라는 금융상품은 결국 파국을 맞이하고, 퀀트와 금융공학이라는 단어는 금융을 좀 먹는 악마와도 같은 뉘앙스를 풍기게 된다. 이때를 기점으로 각 종 규제와 여론으로 인하여 퀀트와 파생상품의 영역은 급격히 줄어들게 되는 것은 덤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때부터 금융공학을 전공한 퀀트들이 파생상품 이외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 같다.(물론 그 전에도 분명 있었다.) 계량분석을 이용한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각 종 핀테크 업체에도 퀀트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것도 아다리가 잘 맞은 건데, 파생상품의 규제가 강해지는 등 기존 영역에서 퀀트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로운 먹이를 찾기 위해 퍼져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계량 주식 투자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다. 예를 들어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조엘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이 있는데, 이는 고 ROA, 저 PER 주식을 기계적으로 선별하여 최상위에 있는 주식 20~30개를 1년 동안 보유하고 매매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계량적 기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주식 투자 방법을 계량 투자라고 힌다. 사실 이전에는 이를 두고 특별히 퀀트 투자라고 구별하지 않았지만, 요즘에 와서 방법이 조금 더 복잡해지고 프로그래밍을 이용하여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면서 이를 퀀트 투자라고 부르기 시작한 듯. 그리고 퀀트라는 용어가 이러한 방법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까지 포괄하게 된다.


그렇다면 알고리즘 트레이딩과는 어떻게 다를까? 사실 명확한 구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보통 매매 방법에 대한 규칙을 정해 알고리즘 화하여 주식이 나 금융상품에 대한 매매를 이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행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계량적인 전략을 짜는 것을 계량 투자(퀀트 투자)라 하고, 상품을 매매하는 것에 관해서 전략을 짜서 자동화하여 프로그램에 전적으로 맞기는 것을 알고리즘 투자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하지만 현재 계속해서 모든 부분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구분은 곧 소용이 없어질 거라 생각한다.


결국 퀀트라는 용어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물리학계에서 월가로 넘어와 변동성을 이용하여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퀀트라고 불렀다면 이제는 그 영역이 점점 넓어져서 말 그대로 계량적 인방법론과 IT 기술을 가진 시장 참여자들을 모두 퀀트(Quant)라부른다고 할 수 있다. 혹시나 지금까지 퀀트니, 금융공학이니 하는 단어에 막연히 두려움이나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셨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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