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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06. 2019

<나이브스 아웃> 제목의 뜻과 의미

영화 제목을 잘 지어야 하는 이유

※ 스포일러 주의, 주관적 의견 주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감독인 라이언 존슨의 신작이기에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결과는 로튼 토마토 91% 시작이라는 호평 영화로 시작하여 영화를 향한 의심을 날려버렸다. 라스트 제다이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대중과 스타워즈 팬들의 니즈는 철저히 무시했기에,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영화가 되었다면, 이번 '나이브스 아웃'은 대중의 흥미도 사로잡았다.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제목만으로는 한국인은 영화에 칼이 나오는 추리 영화임을 전혀 작 할 수 없다. 영어 발음을 그대로 음차 한 제목이라 한국인 관객에게는 낯설다. 'Knives out'으로 영어 제목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짐작이 가지만, 칼을 나타내는 'knife'의 복수형을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반면, 나이브라는 단어는 순진한, 어리숙한 이란 뜻의 'naive'가 먼저 떠올라, 순진한 사람들이 탈출하는 이야기 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에 가서야 제목의 의미가 밝혀지고 제목을 이해하게 된다


- 제목을 직역

 'Knives out' 직역하면 '칼을 꺼내 들다'가 되겠지만 숙어로는 아래와 같아 한국어로 쉽게 번역하기 힘들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영화이 결말과 함께 생각해보면,  '칼을 뽑으면 무라도 썰어야지'라는 의미로 (어떤 행동을) 시도하다, (주인공을) 노리다,라는 의미와 함께 실제로 '칼을 뽑는다'는 뜻도 함께 있어 중의적 의미를 전달함과 함께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한 제목으로 적절한 것 같다.  영화 제목이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라면 너무 이상하다. 또한 감독이 사회비판적인 의미를 가진 Radiohead의 유명한 노래인 'Knives Out'에서 따온 것 같기도하다.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비판의 의미도 어느정도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 탐정 포와로 소설 같아

영화는 미국보다 유럽에서 나온 추리소설에 어울릴만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거대한 유산을 남기고 사망한 부자의 자식들이 벌이는 사건은 추리 소설이 아니더라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올 만큼 추리 소설의 클리셰적인 소재이다. 하지만 클리셰적인 메인 스토리 속에서도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고, 탐정이 아닌 여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영화의 재미 포인트가 느껴진다.

하지만 고정된 배역으로 인한 이미지 소비를 무시할 수는 없었는지, 크리스 에반스에게 날라리 캡틴 아메리카를 보았고, 007과 결이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다니엘 크레이그에게서 탐정이 된 제임스 본드를 생각나게 했다. 해리 포터 역의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해리포터 시리즈가 끝난 이후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나게 했다.



- 다분히 정치적인 영화

또한 전작 라스트 제다이처럼 감독의 진보적 정치적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인터넷 우파로 보이는 어린 손자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착한 손녀의 대립이 간간히 나오며, 멕시코 장벽 설치에 대한 이야기로 이민자 문제에 대해 미국의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드러난다. 애초에 중심인물이 남미에서 온 이민자 여성 '마르타'이며, 가족들이 전부다 그녀의 국적을 다르게 얘기한다는 점에서, 말로는 가족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마르타'를 제대로 신경 쓰는 사람은 진보적인 착한 손녀 밖에 없다. 


- 미국의 현실 반영

마지막 장면은 감독의 정치적 의도를 더 극명하게 알려준다. 자신이 것이 될 저택의 테라스에서 마르타가 할런의 자식들을 내려보는 장면은 성실하고 착한 이민자 계급이 어리석고 게으른 미국인들의 계급을 역전시킬 것이라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도 미국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두뇌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성장하여 각종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앞서 가지만, 일반적인 미국의 공교육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고 사회는 변화하고 있어 미국의 중산층이 몰락하는 현실을 나타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 제목의 진짜 뜻

영화에서 칼을 뽑는 장면은 총 두 번 나오는데, 첫 번째는 할아버지 '할런'이 착각으로 인해 자기 목을 그어 자살한 것이고 어리석은 자살이었다. 두 번째는 '랜섬'이 장식용 칼을 꺼내 마르타를 죽이려고 했지만 장난감 칼이어서 실패한 것이다. 영화에서 칼을 뽑은 행동은 모두 좋지 않은 결과로 작용하며 칼을 뽑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임을 알려준다.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제목의 숨은 의미는 '성급한 결정' 또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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