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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09. 2019

<아이리시맨> 영화를 핸드폰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

넷플릭스라 아쉽지만,  넷플릭스가 아니면 안 되는 영화 

아이리시맨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영화의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이 영화를 핸드폰으로 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마블의 히어로 영화를 영화(cinema, 예술적 영화와 영화 전용극장, 산업을 포괄함 개념)가 아니라고 한 것과 맞물려,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새로운 시대를 받아 들지 못한 늙은 꼰대 감독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핸드폰으로 보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 아이리시맨은 굵고 짧게 보단 얇고 길 게를 추구하며, 영화의 호흡을 느리게 가져간다. 시간을 넘나드는 회상 연출이 많지만 흐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스펙터클한 사건과 스릴보단 세 노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3시간 반, 21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이 부담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잠깐씩 끊어서 보거나 작은 화면으로 보면 영화의 매력에 온전히 빠져 들지 못한다. 순간의 장면보다 전체적인 시간의 흐름에 녹아드는 배우들과 분위기에 미친 영화이기에 여유로운 주말에 방 안을 어둡게 해 놓고 핸드폰 보단 노트북이나 빔프로젝터로 혼자 보는 것을 추천한다.

로버트 드 니로, 마틴 스콜세지, 조 페시, 알 파치노

독인 마틴 스콜세지(77)와 주연 배우 셋, 로버트 드 니로(76), 조 페시(76), 알 파치노(79) 모두 70대가 넘은 노인들이다. 할리우드에서 반 세기를 살며 유명한 작품과 영화들을 생산한 거장들이고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을 디에이징 CG 기술로 청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서, 청년에서 노년이 되어가는 인물들의 우애와 인생을 그렸다. 마치 같은 배우가 계속 다른 모습으로 분장해 나오는 연극 같다. 하지만 CG로는 숨길 수 없는 노년의 몸짓호흡보조기 같은 느림에서 나오는 때때로의 지루함은 이 영화의 대표적인 단점이다. 또한 아이리시맨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시대를 반추한 영화이기에, 나를 포함한 한국 관객들은 온전히 느끼지 못해서 감동은 좀 떨어진다. 역사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영화 중 '남한산성'과 비슷한 영화다. 

대부가 생각나는 청년,  좋은 친구들이 생각나는 중년, 인턴이 생각나는 노년의 로버트 드 니로

한편으로 마틴 스콜세지가 마블 영화를 비판한 것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최근 할리우드의 지속적인 안정 추구로 투자로 후속작이 아니거나 히어로 영화가 아닌 비(非)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투자를 잘 안 하기 때문이다. 마틴 스콜세지 같은 유명한 감독도 배우의 몸값과 CG비용 등을 포함해 많은 돈이 필요한 이번 영화를 제작할 때, 아무도 투자를 안 해줘서 결국 넷플릭스에게서 투자받았다. 넷플릭스도 영화는 영화관에 걸려야한다는 반넷플릭스파들을 사로잡고 싶었는지 아이리시맨은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연출 사상 최대 제작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최대 제작비라는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대작은 나오지 조차 못했을 것이다. 


영화를 재밌게 보았다면, 세 배우와 감독이 말하는 20분 정도의 후일담인 '아이리시맨을 말하다'를 넷플릭스에서 마저 보는 것을 추천한다. CG 없는 세 배우와 감독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영화의 기술과 연출적인 부분 그리고 자신의 옛날 영화에 대해 떠드는 아저씨 같은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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