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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Apr 13. 2020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하나, 친구 <슬기로운 의사생활>

친구라는 판타지,슬의 중간 리뷰

우리를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로 나가고, 나이를 먹으며 점차 친구들과 멀어진다. 고등학교 때 매일 보던 친구들도 이제는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들고, 대학교 1학년 때 그렇게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들도 소식조차 알기 힘들다. 옛날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희망이기에 동창회를 모집하고 매년 연말이 되면 술자리를 가진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 것이 응답하라 시리즈이다.


- 추억

응답하라 시리즈는어렸을 적 함께했던 친구들과 그 시절의 추억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구체화하고 러브라인을 살짝 얹어서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야기를 창조했다. 그래서 이야기들은 대부분 추억을 되살리는 과거 중심이었다. 가장 오래된 과거를 다루었던 응답하라 1988에서는 현대 파트에서의 덕선이와 택이 그리고 언니 보라를 제외하면 현대 파트의 배역 자체가 없다. 시간이 흐르며 친구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그렇게 드문일은 아니기에,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과거와 현대의 비중이 바뀌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과거를 중심으로 현대를 예측했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현대를 중심으로 과거를 예측한다. 과거 장면이 10%, 현재 장면이 90% 정도이다.


- 친구라는 판타지

아무리 비혼, 저출산 시대라지만 나이가 어느덧 40대를 바라보는 고소득 전문직 5명 중 3명이 결혼을 안 했고, 서로 같은 곳에서 근무하며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판타지이다. 드라마에서는 슬기롭게 재벌이라는 치트키를 사용했다. 재벌이 권력과 돈의 힘으로 친구들을 모두 고용해서 같은 직장에 근무하게 되는 판타지가 탄생했다.  물론 친구들의 능력에 부족함이 없었고 전부 재능 있는 의사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 생사가 오가는 곳


코로나가 현실을 지배하는 시국인 만큼, 의료인들의 희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개의 의료 드라마들은 그들을 사람을 구원하는 영웅인 동시에,  생명의 무게와 돈과 명성 사이를 저울질할 수 있는 악역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이는 주요 소재가 아니다. 의사들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사연 있는 환자 한 명 한 명이 지나갈 뿐, 중심 스토리는 언제나 99학번 의사 5인방, 99즈의 우정과 사랑이다.


tvN이 목요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주 1회에 80분 정도의 긴 편성을 내보였다. 60분 내외 끊어지던 드라마에 비해 긴 호흡을 가지고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재밌는 드라마를 주 1회밖에 못 보는 게 너무 아쉽다. 그래도 주 1회인 만큼 그만큼의 질은 보장하는 드라마이기에 좀 특이한 편성을 놓고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크지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점도 큰 이득이다. 시즌3까지 구상중이라고 하는데 다음 화와 다음 시즌이 매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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