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새벽 Sep 12. 2024

23살, 부모님 몰래 공무원을 때려치다 (외전)

뒤도 보지 말고 가



“뒤도 보지 말고 가. 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가.”



지겹고 지치는 회사였지만, 4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반대로 사람에게 치유받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 아프고 슬픈 기억이 아닌 즐거운 기억만 남을 수 있도록 신경 써주셨다. (같이 근무하시던 분들이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자녀를 두고 있어서 더 마음이 쓰이셨나 보다.)



(1) 회사 걱정은 하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가라고 하셨다. 나만 생각하라고.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간다고. 그리고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하셨다. (2) 타지 가기 전까지 조금만 더 버텨보지 그랬냐. 뭐가 그렇게 힘들었냐. 우리 딸도 공기업 다니는데 예전에 너랑 똑같았다고, 그때 생각난다고.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3) 작은 선물과 쪽지를 받았고, 파티를 열어주셨다.



물렁한 무언가가 밖으로 튀어나오려 하는 것을 몇 번이고 참았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가는 길, 울기보다는 희망찬 모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나고 싶었다. 모두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더 길게 쓰고 싶었는데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돌이켜보니 마무리 인사를 잘하고 가지는 못 한 것 같다. 미련이 남아 여기 적어 가을바람에 띄워 보낸다.






재생하시오~


양손을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 나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누구나 사람이기에 실수를 하며, 때론 잘못을 한다. 그렇지만 난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자신이 있다.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상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바뀔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당당함과 용기의 원천이다.  나의 가치관이 특정 세계와 맞지 않아 짓밟힌다 하더라도, 스스로에게만큼은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다.(내가 나를 못 믿으면 도대체 누가 믿는단 말인가!)



아울러, 계속해서 과거의 것을 운운하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그 에너지를 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쓰고 싶다. 또한, 인생에 정답은 없기에, 이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틀린 선택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그 선택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판단을 올바르게 할 노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행보와 결과로써 증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글을 씀으로써 마음을 정리한다. 마음을 정리하고 쓰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마음을 정리한다는 것을 배운다. 역시 난 글쓰기가 좋다. :)

작가의 이전글 23살, 부모님 몰래 공무원을 때려치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