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보름살이 (6)

천지빼까리를 아세요

by 촌개구리

어제 피곤했는지 푹 잤다. 일어나 거실 창밖을 보니 파도치는 바다를 향해 사진을 찍는 사람이 보였다. 제주와 남해살이 할 때도 숙소에서 바다가 보이기는 했지만 이번 거제는 바다가 바로 코앞이라 파도소리까지 들리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집에 있으면 휴일은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골프 중계방송을 보며 삼식이가 되었을 텐데 거제에서는 다닐 곳이 많아 쉴 수가 없다. 오늘도 10시에 숙소를 나섰는데 어제처럼 오늘도 날씨가 화창해 여행 다니기 좋았다.


첫 번째 코스는 북병산 자락에 있는 거제 '치유의 숲'을 방문했다 치유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므로 우리는 '치유능선길'로 올라가 '나모슬하길'로 돌아 '삼원사'경내로 내려왔다. 등산처럼 힘들지 않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다 보니 힐링이 되는 길이다.

심원사는 조용하고 아담한 사찰인데 소장한 책이 〈지장보살본원경〉과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로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니 불교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다.

경내에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인근에 있는 구천댐으로 향했다. 아홉 마리의 용이 서리서리 모인 곳이라 하여 구천계곡이라 부른다는데 아홉 마리 용이 용틀임을 연상케 하듯이 물길이 돌아가는 곳에 인기 있는'뷰포인트' 포토존이 있다고 해서 어렵게 전망대를 찾아갔다.


전망대에 도착하자 자연이 빚은 '댐 속에 섬'이 아름다운 자태로 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거제의 숨은 단풍명소라는데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해 단풍절경을 보지 못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다음 코스는 숙소와 가까운 동부면에 천지빼까리장이 열린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천지빼까리' 뜻은 너무 많아서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때 쓰는 경상도 사투리로 이름에 걸맞은 장을 기대했는데 일 년에 두 번 봄가을에 열리는 동네잔치 치고는 너무 조촐해 실망했다.

점심은 지난번에 방문해 맛있게 먹은 다포항 맛집을 다시 찾아가 갈치조림을 시켰는데 양도 많고 맛도 좋아 가성비 최고인 갈치조림을 먹었다.

숙소로 일찌감치 돌아와 아내가 미리 점찍어 놓은 카페로 걸어가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해변에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고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야영장도 눈에 들어왔다. 안에 들어가 보니 추첨제로 운영한다는데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만석이라 놀랐다. 주말에는 활기찬 관광지라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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