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크게 보인다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던 '100세 시대'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나이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 사람들과 만나면 건강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가끔 나도 100세까지 살 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 보기도 한다.
요즘은 '저속노화'라는 트렌드에 맞게 MZ세대는 건강한 식단부터 생활습관까지 몸을 관리하며 일찌감치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치열한 압축성장시대를 살며 워라밸은 언감생심, 번아웃이 올 정도로 몸을 혹사시키며 '가속노화'로 살았다.
세월이 흐르며 어김없이 여기저기 고장 나는 나이가 되었고 아내는 나보고 종합병원이라고 놀리지만 실제 병원에 입원해 수술한 것은 아내가 더 많다. 그때마다 아내에게 우리가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심하게 다치거나 아프면 어떻게 이겨냈을까 이야기하는데 상상만 해도 선조들의 힘들었던 삶이 애처롭다.
나는 솔직히 100세까지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멀리하며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달 초 평소 앓고 있는 안구건조증과 백내장 약이 떨어져 단골 안과를 방문해 원장한테 요새 눈이 부은 거 같은데 봐주세요 했더니 눈꺼풀 처짐(안검하수)이 심해져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어 앞으로 튀어나와서 그렇단다.
그동안 세월의 무게로 눈꺼풀이 점점 내려앉더니 눈동자를 가리기 시작했고 눈썹이 눈을 찔러 안과에서도 뽑고 아내도 틈틈이 뽑아 주었는데 눈꺼풀이 처져 눈꼬리가 짓무르는 것은 해결방법이 수술밖에 없다고 하니 난감했다.
내가 다니던 안과는 수술을 안 하므로 AI에게 쌍꺼풀수술 잘하는 성형안과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10군데 정도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 안내해 주었다.
추천한 안과의 수술후기부터 자세히 읽어보고 수술 잘할 것 같은 안과 2곳을 최종 선정한 다음 두 곳 모두 상담을 받고 신뢰가 더 가는 곳에서 수술하기로 했다. 그다음 주에 바로 수술에 들어갔는데 수술시간은 50분 정도 걸렸지만 아프지도 않고 예상보다 수월했다.
수술 일주일 후 실밥을 뽑으러 간 날 수술한 젊은 원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 나 때문에 수술환자가 늘어날 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나의 수술한 모습을 보고 지인 어머니도 그 안과에서 수술했고 또 한 명이 대기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삶의 질을 개선하는 수술을 마치고 느낀 것은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건강보험제도가 잘 돼있는 대한민국에서 현재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다.
덕분에 이제 세상이 크게 보이는 만큼 마음도 넓게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