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정말 명작이다, 어떻게 이런 연출을 해내지라는 평가를 받으며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웹툰들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내용의 퀄리티는 낮아지고, 매출면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중 오늘 얘기해볼 웹툰은 여신강림은 저 또한 즐겨보는 웹툰인데요. 이미 많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여신강림 작가에게 이런 글 또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겠지만, 여신강림을 좋아했던 독자로서 사실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들이 꽤 있어요.
출처 여신강림 3화
처음 여신강림이라는 웹툰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주인공 주경이의 성장 쪽에 중심이 있었습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주경이가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화장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되고 그렇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로 나아간다라는 것이 주요 줄기였죠. 그 와중에 화장하지 않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수호, 그리고 화장한 모습으로 만나게 된 서준 이렇게 두 명의 상징적인 상황들을 가지고 연애 요소도 곁들인 웹툰이었죠.
출처 여신강림 136화
사실 이 웹툰이 다룰 주제들은 꽤나 많습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천천히 풀어나갈 수 있는데요. 주경이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수호와, 처음에 주경이의 외적인 부분에 빠졌지만 이후 주경이의 섬세함과 배려심을 좋아하게 된 서준 이렇게 두 명의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서 아름다움이란 사실 외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신강림은 이런 부분을 사실 답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가볍게 연애적 요소로 풀어나가고, 외적인 모습에서 시작했으나 내적인 아름다움까지 알아봐 준 서준이라는 인물과의 사랑을 너무 간단하게 종결지어 버립니다. 작중에서 꽤나 상징적인 인물이며, 주경이의 향우 발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인데 너무 급하게 관계를 마무리지어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출처 여신강림 28화
그다음으로는 주경이의 성장 스토리를 더 딥하게 다룰 수 있었습니다. 메이크 업 아티스트의 직업세계에 대해서 더 디테일하게 다뤄준다면 어땠을까요. 실제 업계 분위기는 어떤 지, 메이크 업 아티스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고민은 무엇이고, 실제 메이크 업 아티스트가 되고 나면 어떤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어떤 점에서 좌절하는지. 그런 요소들이 그려졌다면 여신 강림은 훨씬 깊은 웹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웹툰에 녹아있지 않습니다. 현재 같은 화요 웹툰은 골든아워의 경우 의과적 지식이 웹툰에 많이 반영되어있고, 금요일의 진달래 짐의 경우에도 헬스 지식이 풍부하게 있어서 보면서 더 몰입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요. 여신 강림에도 이런 요소들이 더 풍부하게 담긴다면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yes 24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을 쓴 산경 작가는 '비따비'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작품으로 좋은 성과를 내셨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에서는 그런 산경 작가의 노하우가 그려져 있는데요, 산경 작가는 책의 6장에서 '자료 조사만이 살길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독자들에게 실감 나는 장면을 전달하려면 그만큼 작가가 열심히 준비를 해서 관련 분야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전문가와 인터뷰한다거나 관련 전문 책을 사서 읽는다거나 하는 노력을 통해서 산경 작가는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신의 노래'라는 작품을 써 내려갔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지금 여신강림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관련 분야에 대한 조사와 웹툰 작품에 그런 내용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여신 강림 웹툰 내에 있는 잠재력이 더 잘 뿜어져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