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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자 Jan 30. 2021

눈물을 쏙 뺀 책과 웹툰

지하철에서 읽다가 울어버린 책이 있습니다.


바로 [무슈 린의 아기]라는 책인데요, 전쟁으로 인해 손녀와 자신 단 둘이 타국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험난한 삶을 그린 책입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책은, 말이 통할리 없는 감수성 짙은 프랑스 남자와 할아버지의 브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책입니다. 이 두 남자의 감정 교류가 정말로 깊어서, 읽으면서 마음이 엄청 울렸습니다.


책을 보고 울고 웃고 하는 것처럼 우리는 만화를 보고 울고 웃죠. 특히 요즘은 공감을 주로 다루는 웹툰들이 많아서 웹툰을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포스팅에서는 눈물을 쏙 뺀 웹툰 두 편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첫번째 웹툰은, 아홉수 우리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웹툰이라 제가 주변 친구들에게도 많이 추천하는 웹툰인데요. 20대 후반에 할 법한 고민들을 하나하나 에피소드화에 풀어낸 웹툰입니다. 특히 초반부에 봉우리라는 캐릭터의 이별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픈 연애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직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식기 전에, 상대방에게 먼저 이별을 통보 받으면 정말 마음이 무너내리죠. 무언가 훅 꺼져내리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했던, 함께 미래를 그리고 싶었던 남자친구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았을때 봉우리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결국 자신감마저 잃어버립니다.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감정을 공감할 거에요,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제가 이별을 겪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홉수 우리들에서 봉우리는 자기 자신이 진정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며 새로운 도전들을 해나가는데요.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다시 기운을 얻습니다, 그야말로 공감과 성장까지 같이 풀어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독자의 경험을 생생하게 잘 표현해냈기에 사람들이 아홉수 우리들이라는 웹툰에 더욱 빠져드는 건 아닐까요.


두번째 웹툰은, 호랭 총각입니다. 사실 호랭 총각은 일상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작화를 자랑하는 작품도 아닙니다.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되는 이 웹툰은 호랑이이지만 사람의 손에 자라면서 말도 할 수 있게 된 호랭총각이라는 캐릭터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입니다. 644회라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이 웹툰을 5회, 4회 정주행했다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이게 가능했던 건 호랭총각이 보여주는 일대기적 요소 떄문입니다.


긴 기간 호랭총각이 연재되는 동안 독자들은 호랭총각의 성장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호랭총각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무시받는 순간 / 그런 무시 속에서 호랭총각이 암행어사로서 활약해내는 모습 / 그래서 마침내 왕의 인정을 받게 되고 / 마침내 자신과 같은 상황의 호랑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과정까지. 독자들은 호랭총각의 일생을 모두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새 호랭총각은 독자들에게 웹툰 캐릭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죠.


캐릭터와의 깊은 유대관계를 한 번 맺고 나면, 그 관계가 끊어지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내가 애정하는 캐릭터의 고민이 내 고민이 되고, 내 캐릭터의 성취가 내 성취처럼 느껴지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기도하고, 내일을 살아갈 기운을 얻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작품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게 꼭 나쁜 일같지는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내 자신의 아픔과 마주하고 진정으로 그 상처를 끌어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이니깐요.


누군가는 단순한 만화아니냐라고 하겠지만, 최소한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웹툰을 보는 순간순간들이 참 특별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특별한 순간들을 저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많이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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