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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자 Apr 18. 2021

그림체에 빠져 시작한 웹툰 세편

그림체는 만화에 대한 첫인상입니다.


그림체가 좋으면 일단 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죠. 이후에 지속적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는 스토리에 달려있기도 하지만 처음 특정 웹툰을 보게 되는 요소들 중 그림체라는 요소는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포스팅에서는 그림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제가 봤던 웹툰들 중에서  그림체 하나 보고 시작했던 웹툰 세 편을 간추려봤는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그 웹툰 세편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게요.


1. 신비 : 한 컷 한 컷 일러스트를 보는 기분


우연히 재밌는 웹툰 볼 거 없나 하고, 네이버 요일 별 웹툰을 살펴보던 차에 눈에 확 들어온 웹툰이 바로 이 목요 웹툰 신비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습니다. 지브리 만화 벼랑 위의 포뇨와 비슷한데요, 친구 아버지의 권유로 한 별장에 가서 생활을 하게 된 주인공은, 그곳에서 우연히 신비한 구슬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 구슬을 물에 담그니 갑자기 아름다운 소녀가 나타나게 되고, 소년은 그 소녀에게 반해 같이 생활하게 됩니다. 마치 벼랑 위의 포뇨에서 인간 소년 소스케가 인어인 포뇨와 우연하게 만나게 된 것과 비슷하죠.


이후 소년은 소녀에게 인간 세계의 여러 가지를 알려주며 같이 생활해 나가게 됩니다. 사실 전체적인 스토리에 그렇게 특별한 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이쁜 그림체 덕분에 이 웹툰이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그림체의 힘이 정말로 강하긴 한가 봅니다.


2. 하루 : 일본인 소녀의 사랑 이야기


하루 작가 오늘의 인스타그램

웹툰 하루의 주인공인 하루는 한국의 한 대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인 소녀입니다. 학교에 복학한 진우는 전 여자 친구를 잊고 이제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노라 결심하는 순간, 길을 물어보는 하루에게 심쿵하게 되는데요.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일본인과 한국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하루라는 웹툰은 마치 어린아이가 색연필로 그려놓은 그림처럼 풋풋하면서도 서투르기만 합니다.


저는 이 하루라는 웹툰이 그림체와 내용이 잘 조화된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만약 웹툰 하루가, 일반적인 다른 웹툰들의 그림체였다면, 지금보다 하루가 조금 더 이뻤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라는 인물이 지닌 순수함과 진우를 향한 마음이 지금처럼 전달이 되었을까 싶습니다.


3. 데이비드 : 어른을 위한 동화


출처 푸른 숲

데이비드의 그림체는 서양 동화 느낌이 납니다.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여러 삶의 지혜를 전해줄 것 같은 그림체이지만, 사실 데이비드가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사람은 '과연 무엇으로 정의되는가?'라는 꽤나 묵직한 주제입니다.


출처 해럴드 경제

하지만 웹툰 데이비드의 그림체는 그런 무거운 주제를 순화시킵니다. 데이비드라는 말하는 돼지가 도시로 상경해 성공을 하는 과정, 그리고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낸 인간 가족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등은 모두 굉장히 잔혹한 순간들입니다. 하지만 동화와 같은 그림체는 이를 순화해냅니다, 그림체가 지닌 마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그림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장인이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도구 선정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작가도 보다 적절한 그림체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죠.


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표지 디자인에 꽂혀서 읽은 책


출처 yes 24

마지막으로, 오늘 그림체에 꽂혀 읽은 웹툰처럼, 책 표지만 보고 꽂혀 읽게 된 책 한 권을 여러분들께 추천드리며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저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을 표지만 보고 골랐습니다. 물론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두께를 보고 다시 내려놓고 싶기는 했습니다만, 표지가 강렬해서 결국 읽었습니다. 강렬한 표지와 다르게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을 왜 작가가 설정했는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해갈 수 있었습니다.


사랑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고민이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조금 극적이긴 해도, 거기에 우리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있어서 읽는 동안 분명 자신의 조각조각들이 보일 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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