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반차를 쓰고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했다.
오랜만에 문화생활인지 재미있게 봤다.
영화계에 오랜만에 천만 영화가 나와서 그런지 나중에 OTT로 봐도 되지만 영화관에서 안 보며
후회할 것 같아서 CGV에 가서 봤다.
뜬끔포 이긴 하지만 영화표 값이 이렇게 비싼가 싶었다.
T 멤버십으로 할인해서 보긴 했지만, 할인이 없으면 조금 구매 허들이 높은 느낌?
당연히 그럼 그냥... OTT 나오면 봐야겠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만하다.
단종 역의 박지훈 배우...
일단 눈이 너무너무 슬프다..
충신들이 사형을 당하고 자신의 운명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매일 하면서 살았을 거고
언제 사약을 마셔야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면 내가 단종이라도 의지로 내 삶을 마감하고 싶었을 것 같다.
중간중간 마을 사람들과 웃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에서도 눈은 너무 슬퍼 보였다.
내 기준 눈물 포인트
유해진 아들이 글을 배우고 싶다고 단종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배우고 싶은 명분이 왜 눈물이 났을까...? 신분 사회에서 공정 / 공평이라는 단어가 좀 안 맞긴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저 두 단어의 가치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또 유해진 아들인데 단종 노산군에게 뭘 건네주러 가다가 접근하지 말라는 명을 어겨서 관아에서 곤장을 맞는데 유해진이 아들만은 제발 풀어달라고 싹싹~ 비는 모습이 내가 아들을 키워서 그런지.. 너무 감정 이입이 되었고, 단종은 유해진 아들을 풀어주려고 명을 내렸지만 한명회가 방해하면서 실패로 돌아가는 단종의 뒷모습이 너무 슬펐다.
눈물 포인트의 마지막은 끝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 장면을 안 보고 눈물은 안 흘리면 감정을 좀 말랑말랑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찾아봤는데
세조실록(1457년)에서 "노산군(단종)이 이를 듣고 스스로 목매어 졸하니, 예로써 장사 지냈다"라고 기록
야사·후대 실록: 금부도사 왕방연이 사약을 가져갔으나 단종 거부→공생(하인)이 활줄로 교살. 숙종실록(1699년)에서 세조의 처형 명령 명시
어떤 죽음이든 간에 너무너무 슬픈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그 줄을 당기는 유해진의 표정은 내가 사람을 죽이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단종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 가는 길에 끝까지 곁에 있어주겠다는 감정을 연기했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극의 흐름상 순차적으로 촬영을 했다면 죽기 전날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유해진이 박지훈의 눈을 못 봤다는 썰을 본 것 같던데..
서로 대화를 나눌 때 이미 죽음을 마음먹은 캐릭터의 눈을 보는 게 나라도 너무 슬플 것 같다.
초반에 유해진의 연기가 조금 오버 스펙처럼 과한 게 없지 않아 있다고 느꼈는데 마지막 장면으로 정말 잊었음.
그리고 한명회
역사를 떠나서 영화적 갈등의 중심인 인물.
우리가 알만한 역사적 인물 한명회를 연기했던 배우를 찾아보니
손현주 : 광대들: 풍문 조작단 (2019)
김의성 : 관상 (2013)
음... 이미 영화를 봐서 그런지 유지태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10대의 단종의 체구를 생각해서라도 기골이 장대한 캐릭터의 배우를 쓰면 상대적으로 단종과 대비되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나만 그런가 관아에서 유지태랑 단종이 대면하는 장면에서 한명회를 클로즈업했는데 ..
짝눈이 나만 거슬렸나..? 흐름을 깨는 것 까지는 아닌데 캐릭터를 더 강조하기 위해 눈을 일부러 올렸다는 인터뷰를 듣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
요즘 릴스에 육아 관련 영상만 봐도 코 끝이 시큰거리는데 영화를 보면서 대놓고 울어서 좋았다.
남자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코는 안 풀었지만..
여하튼 단종 노산군의 삶이 너무 기구했고, 손석희가 멘트가 짤로 봐서는 안 와닿았는데
이제는 1000000% 공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