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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Dec 02. 2021

소주 한, 두 잔은 음주운전이 아닌가요?

전지적 참견 시점

다이어트 굳게 결심하게 되는 국룰같은 시점은


하루의 아침

일주일의 중에 월요일

다가오는 다음 달의 첫날

일 년 중에 1월 1일

폭식하고 난 뒤 그다음 날


우리 부부는 3번째 시점으로 해당되는 날로 굳게 다이어트를 하고자 다이어트 도시락을 주문했다.


하지만 대부분 다이어트 도시락은 전자레인지로 데워서 먹기 때문에 아차 싶어서 부랴부랴 동네 근처 하이마트로 갔다.


왜냐하면 우리 집은 전자레인지가 없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경우가 딱 들어맞는 순간이다.


하지만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구입한 전자레인지 소리가 너무 커서 결국은 환불을 했다.


불량은 아니었지만 소리가 아니라 소음이라고 느꼈고 , 될 수 있으면 환불보다는 교환으로 하려고 했지만 하필 대안으로 선택한 제품도 재고가 없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나왔다.


“짬뽕 먹으러 갈래? “


역시 안될 놈은 안된다. 다이어트 첫날인데..


짬뽕집에 가서 해물짬뽕 + 굴짬뽕 + 탕수육 , 치팅데이도 아닌데 거하게 시켰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우연히 옆 테이블에서 직원분이랑 손님이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되었다.


아버지 뻘로 보이는 손님 한분이 직원분한테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직원분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소주를 갖다 주었고, 손님은 소주잔 2잔을 달라고 했다.


직원분 : 일행분 있으세요? 손님도 같이 드시는 거세요?


손님 : 네 맞아요~ 일행 오고 있어요


직원분 : 아~ 네 손님 차 주차 하 사는 거 보고 안 드시는지 알았어요~


손님 : 아~ 술 먹고 안 먹는 건 내 사정이고 껄~껄~(찡긋) , 한잔만 마실 거예요(직원분 뒷모습을 보고)


결국은 일행이 오고 사이좋게 한잔씩 따라 마셨다.


“아저씨!! 소주 한 잔은 음주 운전해도 되나요?”

.

.

.

.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나는 오지랖 퍼가 아니었고 정의롭지 못한 소시민이었다.


분명 아저씨는 이른 저녁에 한두 잔 마시고도 큰 문제없이 귀가를 한 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나도 회식 때 적당히 술을 먹은 날은 대리비가 아깝기도 했고 , 이 정도면 충분히 운전할 수 있는데 라는 섞은 용기가 나올 때마다 심한 내적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유혹을 잘 견뎌냈지만 뉴스에서 음주운전 사고 기사를 볼 때마다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음주운전은 하면 안 된다. 소주 한잔이라도



짬뽕을 다 먹고 혹시나 해서 소주병을 봤는데 반 이상이 비워있었다.


그분이 대리를 불러서 갔는지 안 갔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대리기사분이 와서 열쇠를 받아가는 장면을 상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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