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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Feb 16. 2023

한 번의 인공수정 후 마음을 비우기 까지

어렵다 어려워

결혼 초기에 와이프는 애를 낳지 말자고 했다. 나는 그러려니 해서 알겠다고 했다. 반면에 나는 내 결혼생활에 애기가 없는 건 한 번도 상상을 안 했다.


결혼은 하면 당연히 있어야지 라는 마음이었고 ,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와이프가 나보다 8살이나 어려서 좀 늦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다.


와이프도 언제 그 마음이 바뀌었지는 모르지만 아기를 갖자고 했다. 말처럼 쉽지 않았고, 그냥 말처럼 쉽게 되는지 알았던 내가 참 한심스러웠다.


지금은 퇴사를 했지만 내 사수였던 선배도 시험관시술까지 가서 공주님을 얻었는다. 나보고 항상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기를 가지라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의 딸 가지려고 중고차 한 대 값은 들어갔다고 했을 때도 나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난임 (難妊/難姙) : 임신하기 어려운 일. 또는 그런 상태.


와이프랑 같이 산부인과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난임센터로 가라고 했다. 왜 난임센터로 가서 상담을 받으라고 했는지 의사 선생님이 진단을 해주셨다.


연애기간도 길고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 특별한 몸에 이상이 없는데도 아이가 안 생기면 난임이라고 했다.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안되어서 인공수정까지 가게 되었다. 이때는 뭐랄까 내가 무슨 문제가 있나 라는 생각과 미안함 그리고 왜 난임이라는 말이 생겼는지도 알 것 같았다.


그때 사수였던 선배도 엄청난 노력을 했던 게 조금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와이프 배에 주사를 꽂을 수밖에 없었다.



살면서 주사를 맞을 줄만 알았지 내가 누구한테 주사를 놔줄지는 생각도 못했다. 혹시라도 잘못해서 아플까 봐 피멍이 들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이런 걱정보다 원하던 결과가 안 나오면 어쩌지였다.


이리저리 병원 왔다 갔다 하고 인공수정의 성공확률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1,20% 정도라고 해서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기대감은 가지고 있었다.


인공수정의 실패로 와이프는 좀 충격이 컸었다. 한번 더 인공수정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와이프는 쉬고 싶다고 했고 의사 선생님도 한 달 정도는 쉬어도 되고 대신 너무 오래 쉬면 안 좋다고 계획을 가지고 있을 때 아기를 가지라고 했다.


그렇게 남들이 임신에 대한 훈수를 둘 때 항상 듣던 말을 실행에 옮겼다.


"마음을 비우라고"



딩크는 아니지만 딩크처럼 살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지난달 와이프가 마법이 걸릴 때가 되었는데 생리가 안 나온다고 했다.


이전에도 몇 번 주기가 틀어진 적이 몇 번 있어서 크게 신경을 안 썼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야 ***(내 이름 석자) 나 두줄 나왔어~



뭐라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처럼 팔짝팔짝 뛰지는 않았지만 뭔가 믿기지 않았다.


나도 이제 부모가 되는 건가.....?


아기가 나올 때까지 이제 긴 여정이 시작이 되었고 이 여정의기억이 휘발되지 않도록 남자로서 아빠로서 기록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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