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이 날까?
와이프의 입덧이 절정을 항 해 가고 있다. 지금이 절정인지 아니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부디 더 이상 증상이 안 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와이프가 너무너무 괴로워하길래 어떤 느낌이냐고 물어보면
트림이 안 나오는 느낌이랑 메쓰꺼움 더부룩함, 구토하기 직전에 그 상태가 쭉~ 유지된다고 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 같다.
이 느낌을 몇 주 동안 버텨 내야 하는데 너무 힘든 경험을 혼자만 버티고 있는 게 너무 안쓰럽다.
뭘 먹기만 해도 구토를 하기 때문에 뭘 먹어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중에 담백한 음식을 찾다 보니
감자, 고구마, 미음 등등 최대한 간이 안되어 있고 향이 적은 음식들만 먹어왔는데 이마저도 무너지려고 한다.
딸기는 향이 나서 싫고 참기름은 와이프가 요리할 때 치트키였는데 이미 손절한 지가 오래다.
먹다가 남은 음식이나 잔반 처리는 내 입에 버리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살이 찌고 있다.
구토를 하더라도 먹고 토하라고 주변에서 권유를 해서 나도 힘들지만 최대한 먹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울렁거리고 속이 안 좋은데 일을 또 해야 되니 너무 걱정이 앞선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일이 주 업무인데 다행히 지금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날짜가 있어서 조금의 걱정은 덜 은 느낌이다.
내가 대구에서 출퇴근을 했으면 정시퇴근을 해서 빨리 보살펴 주겠지만 부산으로 출퇴근을 하니 그만큼 시간을 뺏기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안타깝다.
입사 초기에 만삭이 다 되어가는 여자 선배님이 계셨는데 항상 땀을 흘리고 표정이 안 좋고 자리를 비웠던 기억이 있다.
문득 그 선배를 지금 생각을 해보니 너무너무 힘들게 일을 하고 계셨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자리를 자주 비워서 업무 공백을 걱정하는 소리가 나왔었지만 역시 사람은 겪어 봐야 된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와이프 덕분에(?) 아주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했다.
한 날은 와이프가 수박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나에게 수박은 한여름에 먹는 걸로 인식이 되어 있는데 겨울에 수박을??
지금은 날이 많이 풀려서 거의 봄 초입이지만 와이프가 수박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는 지금처럼의 기온이 아니었다.
없다고 생각해서 있을까 라는 물음표를 던졌지만 이것도 평생 와이프의 한이 서리게 할 까봐 바로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 갔다.
대형마트는 아니지만 자주 가는 곳에 갔는데 떡~ 하니 수박이 있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수박이 있다는 거에 안도감을 느끼고 사서 집에 갔다.
많이 먹지 못해서 그런지 아니면 진짜 수박이 당겼는지 수박을 거의 다 먹었다.
와이프가 잘 먹어서 뿌듯했는데 속이 안 좋다면서
결국은
우웩.....
입덧 언제 끝날까.....?
요즘 입에 붙은 말이 있다.
옛말 틀린 게 없다고
지 새끼 낳아봐야 부모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안다고 , 너무 공감을 한다.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고, 또 얼마나 이쁜 아이가 태어나려고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꼭 나중에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그리고 와이프는 다짐한다.
절대 둘째는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