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부재
이제 태어난 지 19개월 들어서는 우리 햇살이가 다행히 지금까지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자세한 성장 발달상황을 내가 인지하고 관리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내 기준에는 잘 커주고 있어서 너무 고맙게 생각을 한다.
어린이 집을 보내면 진짜 병원 갈 일이 많다고 하던데 그건 진짜 100% 팩트다.
겨울 내내 콧물을 달고 살고 , 기침은 기본 옵션이고 가끔은 열이 나서 와이프와 나를 깜짝 놀라게 할 때도 있다.
당연히 밤에 대학병원 응급실 간 적도 있어서 다시 한번 느끼지만
옛말 틀린 게 하나 없다는 말이 맞다.
"건강이 최고다"라는 말.
와이프 다니고 있는 회사는 한 달에 한번 1박 2일로 서울 워크숍을 간다.
햇살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그 기간 동안 나 혼자 지내는 시간이어서 치맥도 하고 혼자 충전 핤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햇살이가 태어난 뒤로는 그날이 너무 불안하고 두려울 때가 있었다.
엄마 없이 애기랑 하룻밤을 보내는 건 아빠의 입장에서는 너무 긴장이 되는 일이었다 나한테는
왜 두렵고 힘들었음을 느꼈냐면 엄마의 부재로 느끼는 아기의 불안정한 감정을 아무리 아빠라도 못 채워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겨우 재워서 잘 자다가 갑자기 엄마의 부재를 느끼면 그때부터 울면 나는 정말 너무너무 두려웠다.
잠을 안 자고 아기를 안고 있으라고 하면 하겠는데 이건 육체적으로 해결을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아기를 달래 때 나 자신이 너무 긴장을 하게 된다.
한참을 안고 달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엄마의 존재를 느낄 수가 없고 계속 이어진다면..?
내가 힘든 게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너무너무 힘든 게 아니라 불행할 것 같다.
가끔 이혼숙려캠프나 결혼지옥 같은 부부 관련 방송프로그램을 볼 때 햇살이가 없었고 아무것도 모를 때는
아니 왜 이혼 안 하지? 어떻게 저런 식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배우자가 너무너무 싫지만 자식 때문에 이 방송에 나왔고 서로를 위해 가족을 위해 출연했다는 말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간다.
출연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느꼈지 않았을까? 부모의 부재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가끔 인스타에 피드로 금쪽이 영상을 볼 때가 있는데
아빠가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빠의 얼굴을 AI로 복원해서 표정이 움직이고 웃는 영상을 아이한테 보여줬는데
아이가 보자마자
"아빠 보고 싶었어"라는 말을 몇 변이나 하는 걸 봤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얼마나 아빠가 보고 싶었으면..
그래도 지금은 예전만큼의 두려움이나 걱정은 많이 사라졌다.
이제 햇살이도 엄마가 없으면 없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나도 햇살이가 이해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지만 엄마가 하룻밤 자고 온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가 그 자리를 채워준다고 해도 아이한테는 엄마의 그 따뜻한 품이 세상의 전부이지 않을까?
어떤 역할의 아빠 엄마가 아니라 그 부모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