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레터 5화 메모장 1

by 김목화

안녕하세요?


목화레터를 계속 쓰면서 정말 완전 식은 죽 먹기잖아? 럭키비키 잖아?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위기가 좀 왔습니다. 매일 1700자를 쓰는 것은 지난한 일입니다. 그래서! 약간 냉장고 파먹기를 하는 것처럼, 저의 메모장을 파보겠습니다. 메모장 파먹기!



연락망


연락망이 다양해졌다고 해도 연락에 대한 사랑노래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아무리 연락이 잘되고 먼나라라도 바로 연결되는 지금이라도. 카톡 1자가 없어지길 바람은 옛시절 보내어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버렸는지 닿지않았는지 모르는 편지의 간절함만큼 닿아있고 닮아있다.





새벽감성


짙은 새벽감성이 멈추면 어떻게 이 세상의 창작물들이 날아오를까.


선생님은 말하셨다. 목화야, 너는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아니? 사랑때문이겠죠? 아니.그냥 사람을 위해 살아. 말장난같겠지만 삶은 그만큼 단순하다.


나는 왜 사는지 그 이유를 좇았고 이 세상에서 쓸모없음을 피부로 느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삶을 사는 이유는 없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쓸모없고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온전히 이유를 묻지않고 쓸모를 따지지 않고 그냥 살면된다. 8년동안 아프면서 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십년 이십년 살아가면서 또 무엇을 받아들이고 알게 될까.


알고 싶지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마침내 모든 것을 알게 되겠지.


과거의 나는 부던히 애를 쓰며 삶을 소중히 살아낸 사람이니까.


앞으로의 나는 얼마나 정성스럽게 삶을 살아낼까? 미리 고마워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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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 거미도감


나는 어렸을때부터 거미를 좋아했다.


다리가 8개여서 곤충이 아니고 거미집을 8시간동안 짓는 신비한 생명체.


그렇기에 거미를 어린마음에 키우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라 어른이 된 지금도 포기했다.


그래도 여전히 거미의 아름다운 털과 외관을 사랑한다. 조금 다른 취향이라고들 하지만, 그렇기에 약간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의 거미와 내가 동일시되어 생각이 든다.


해충처럼 생겼지만 익충인 거미. 익충과 해충의 기준또한 인간중심적이라 미안하지만.


영롱한 개체들이 많이 이 무덥고 추운 지구에서 살아남았으면 한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거미를 왕창 그렸고, 당분간 많이 그릴 예정이다.





2024 나 자신을 위해 가장 친절한 행동 TOP 3


버스기사님께 항상 인사


잠 수면시간에 맞춰서 자기


소비로 자책하지 않도록 가계부를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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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클럽 신청서 (붙었는데 하지 않았음)


1. 인공지능이 정서를 학습하기보다 연인들간의 상호작용(반사행동, 말투 등의 비언어적 표현)을 학습한다면 우리는 진심으로 인공지능과의 사랑에 빠질 수 있는가

2. 덕질이 (잘모르는 것에 깊은 감정을 준다는 맥락에서) SF장르에서 등장하는 형태의 사랑과 유사하지 않나


찰스디킨스 대표적으로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을 좋아합니다.

환상문학이 SF에 포함이 되는가에 대한 논의는 여러 주장이 있겠으나, SF의 장르 경계가 재정비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찰스 디킨스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화가 아님에도 어린이의 시선이 많이 들어가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당시의 시대상으로 비판적 사고를 포함하여,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모리스라는 디자이너를 좋아합니다.

지금은 직물 텍스타일 디자이너, 시각예술 분야로 유명하지만 죽기 전에는 작가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본인이 직접 글을 쓰고 그에따른 삽화를 그리며, 글자를 조형적으로 재배치합니다. 그의 글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분야에서 뚜렷한 재능을 보인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또한 그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는 건축물 레드하우스를 보고 저는 창작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아이구..,, 저는 현재 여행을 왔는데 너무 추워서 밖을 나가지 않고 호텔 안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완전 좋습니다! 하지만 쉬려고 왔기 때문에 이걸 쓰는 걸 좋다고 해야될까요 나쁘다고 해야될까요! 염색을 했는데 다시 찾은 검은 머리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주제가 굉장히 산발적인 메모장이지만, 오히려 그런 면에서 생각할 거리가


여럿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모두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목화드림.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