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레터 11화 근황설명회

by 김목화

2025년 2월 28일 오전 10:58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2월에서 3월로 편지를 보냅니다.

빌 에반스 노래를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달라진 점은 특별히 없지만, 일에 관해서는 바뀐 부분이 선명하게 있습니다. 제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한번 나열해 볼게요. 우선 저는 작년 말에 한 브랜드에 객원 에디터로 지원해서 계약했습니다. 아직 정식적인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3월이 되면 글이 올라갈 예정이에요. 아주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겸연쩍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제 신분을 소개할 때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는 말하면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지금은 여전히 다른 장르의 글이나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있지만, 경력상으로는 에디터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재밌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브랜딩이나 패션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단편 만화를 구상 중이에요. 영화 시나리오 쓸 것도 있기는 한데, 그거는 잠시 유보해 두었어요. 단편 만화는 SF 장르에요. 엄청난 미래는 아니지만 아포칼립스 물이기도 하고 언어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네요. 나머지는 스포인 것 같아서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만화가라고 하기 민망하고, 만화 애호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대학교 1학년 때 만화를 배우고 싶어서 무작정 다른 작가분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만화 기법이나 보는 눈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작가분들이 추천해 주신 만화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재밌게 감상했었네요. 그래서 사실 연출 같은 것도 잘 모르고 최근에야 어떻게 하면 잘 읽힐지 고민을 하는 중이랍니다.

최근에 SF 장르 소설집을 계속 읽는 중이에요. 정확히는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입니다. 아주 느리게 읽는 중인데 정말 재밌어요. 처음에는 제가 저번 편지에서 소설 재활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읽기가 힘들었어요. 그 내용이 재미없거나 가독성이 좋지 않아서인 것은 아니고 제가 소설을 읽지 않은 지 오래되어서 힘들었네요. 그 후로 열심히 다른 책도 읽고, 이 책은 정말 느리게 줄을 그어가면서 읽고 있답니다. 갑자기 도서 이야기를 해서 그런데, 도서 기록 앱을 하나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북적북적’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인데 읽은 책을 검색해서 기록하는 방식이에요. 이 앱을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점점 쌓이는 게 보이고 이를 높이처럼 측정하는 게 귀여워요.



이러쿵저러쿵 굉장히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사실 인스타도 거의 안 하고, 메일링 서비스에도 신경을 못 썼네요. 하지만 저는 단 한번도 마감을 지난 적이 없죠? 나름 이렇게 1월 31일부터 2월 28일까지 잘 해나가는 제 자신이 뿌듯하네요. 그리고 이 메일을 받아보는 여러분은 3월에 있을 테니까요. 저는 사실 서점 면접도 보고, 다른 객원 에디터 일도 알아보고 있는데 여간 쉽지 않네요. 어제 친구와 통화할 때 면접 떨어진 이야기를 하며 살짝 눈물을 흘려서 친구가 계속 그치라고 말해주었답니다. 겉보기에는 다들 잘 지내지만 다 이런 속사정이 있겠죠. 이런 일상을 살아가는 여러분 대단해요. 화이팅입니다! 저는 그래도 요즘 행복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불특정 소수(?)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덕분에 웃음 짓네요. 현재 대학생 신분으로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바빠졌어요. 공부할 게 참 많네요. 그래도 메일링 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고 또 보람차니까 언젠가 저번처럼 깜짝선물과 같은 메일 보낼게요! 이만 말을 줄입니다.

이만 총총.

목화 드림.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