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0일 오후 1:02
안녕하세요.
날씨가 다시 추워져서 조금 괴롭네요. 저는 이번 한 주가 굉장히 정신없고 어지러운 한 주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병원에도 가고, 면접도 보고 이것저것 갈무리를 지을 만한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괴롭지는 않고, 조금 혼란한 정도입니다. 그래도 저는 체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번 주에 (목요일 기준) 운동을 두 번이나 갔으니까요! 이에 대해 굉장한 만족을 하는 중이랍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소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졌어요.
저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것은 아니나, 학과 자퇴생이기도 하고 예전에 잠깐 입시 준비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굳이 입시 경험을 떠올리는 이유는 제가 그때부터 산문을 써왔기 때문입니다. 입시 시절 당시 문학부 동아리였던 저는 한 친구와 지도 선생님과 함께 글을 썼습니다. 그 친구는 시를 주로 썼고, 저는 산문을 주로 썼습니다. 왜 산문을 썼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의 반응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산문을 쓰는 제 모습을, 시를 썼을 때보다 더 칭찬해 주었거든요. 하지만 재능과 감각적인 측면에서, 저는 문장의 호흡을 길게 했을때 더 에너지가 있는 글을 쓰는 사람 같습니다.
근데 근래 꽤 오랫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정확히 피드백해 줄 사람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고, 저는 에세이를 쓰는 제가 더 좋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정보전달, 학습, 일기, 리뷰 등의 글을 더 많이 쓰고 읽은 저는 소설을 읽는 것도 꽤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호칭 ‘소설 재활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자주 쓰는 뇌 부위 말고 다른 부분을 자극하고 다시 원활하게 해야만 그곳에 정보가 더 잘 들어올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몰입하고 상상하는 경험이 어려워졌기에, 소설 재활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다시 읽는 중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잠시 든 생각은, 만화책을 읽기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은 만화책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저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책을 읽고 있는데, 그중에서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저는 SF 소설을 잘 읽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취향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판타지 서사와 그 속의 인간 군상과 우정에 푹 빠져 지냈던 제가 SF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환상 문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어떻게 SF를 싫어하겠습니까? (따지는 것 아닙니다.)
저는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유령 이야기>를 애정하고 카프카 대부분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이번에 수상 작품집을 읽으면서 정말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화두에 올랐던 AI에 대한 시각이나 미래를 통해서 보는 현재의 조각 같은 모습을 잘 묘사하니 너무나 재밌더라고요. 항상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 부조리극처럼 인간들이 행하고 있는 모순점과 현세대의 모순과 시간을 거슬러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책을 완독하지 않아서 잘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하나하나 단편소설을 건너갈 때마다 여러 가지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소설 재활을 잘한 것 같고요. 앞으로 오롯이 집중하여 잡생각이 사라지는 경험을 자주 하면 좋겠습니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저는 e-book으로 그러한 경험을 하는 게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전자책으로 여러 책을 구매했지만, 그것은 보관상의 용이함 때문이지 소설이나 다른 책들을 진하게 경험하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책을 손으로 잡고 물성을 느끼는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자책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더 들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오랫동안 수작업을 하다가 아이패드에 적응한 것도 2년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이야기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목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