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1일 오후 3:03
안녕하세요. 요즘 어떠신가요?
저는 당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명분은 모르겠으나, 글쓰기가 버릇처럼 되고 어떤 상황이든지 간에 마감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성질이 기민하여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요새 요아소비 노래를 많이 듣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 한 노래(tabun)만 듣다가, 다른 노래들도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듣고 있네요. 저는 학기를 마치고 기말고사도 완료하고, 나름 치열하게 보낸 행사도 마쳤습니다. ‘완료’의 반복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연애담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번에 한 번 더 써보고 연애에 관한 글을 시리즈로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담을 좋아하지 않으셨다고요? 하지만 명확히 차이가 나는 조회수에 저는 그만 노트북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시작해 볼까요?
당신이 연애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할지 몰라서 모두 나열해 보겠습니다. 부디 기쁜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라요. 이 이야기는 모두 허구이자 실화입니다. 이 이야기는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나의 어떤 연애담을 그렇게 좋아하길래 내 에세이를 그렇게 읽는지 모르겠다. 어떤 걸 좋아할까? 내가 그 아이를 보았을 때 나는 걔가 날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는 거? 나는 걔가 나한테 반했음을 바로 알았다. 며칠 전까지 나를 골머리 앓게 했던 다른 이와는 다르게 그 아이는 정말 솔직했다. 고백을 받지는 않았지만, 눈빛으로 고백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가 “목화, 무슨 생각해?”라고 물었을 때 나는 “너랑 손잡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어.”하고 말했다. 데이트했던 내내 살짝살짝 닿았던 그 아이의 손끝이 많이 뜨거웠다. 나는 손을 잡았고 그 아이는 나에게 “목화, 손이 많이 뜨거워.”라고 했다. 나는 애써 “여름이니까, 뜨겁지.”라고 답을 했지만, 내 마음이 더 발갛게 달아올랐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아이가 왜 이렇게 다리를 배배 꼬며 나를 바라보는지 알았다. 그런데 짐짓 모르는 척 그 아이와의 몸을 살짝살짝 부딪쳤다. 그런데 나중에 그 아이에게 말해준 것이지만, 나도 내가 몸을 부딪칠 때마다 설렘과 당황스러움으로 어쩔 줄 몰랐다. 그냥 다른 이유는 잘 모르겠고, 몸을 부딪쳐서 닿고 싶었고, 손을 잡고 싶었고, 포옹하고 입을 맞추고 싶었다.
내가 데이트 전날에 “내가 너 꼬셔도 돼?”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좋아하려나?
그래서 그 아이는 내내 내게 반해서 마지막까지 날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는 것도.
나는 그 아이가 앞으로 나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먼저 “포옹해도 돼?”라고 물어봤다는 말은 할 수 있다. 내가 아닌 그 아이가 먼저 포옹 이야기를 꺼내니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있는 힘껏 꽉- 안아주었다. 날은 27도가 넘는데, 나는 줄곧 더운 줄 몰랐다. 그 아이와 내가 많이 더웠다면 아마 날씨가 아니라 가득 찬 마음 때문에 더웠을 것이다.
우리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계산하지 않고 행동했다. 그저 곁에 있고 싶은 것이니 있었다. 나는 자존심 따위는 없으니까 ,그 아이와 하고 싶은 것을 줄줄 읊었다. 나는 줄곧 그 아이와 함께 있을 때, 괄괄하게 호기롭게 계속 치대면서 테토녀인척 했다.
입맞춤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내가 당황스러워하자, 그 아이는 “목화 왜 이렇게 소녀 같아?”라고 말했다. 그 아이는 이전과는 다른 나의 태도에 꽤 놀라며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나는 ‘테토녀가 되지 못한 에겐녀’라는 말을 하려던 거였다.
어디까지 말을 해야 사람들은 나의 글을 좋아할까?
여기에는 사실 거짓말이 섞여 있다는 말하고 만족스럽게 나는 에세이 작가의 의무를 다했다고 이야기해야 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사실 사람들이 이 모든 이야기의 전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애간장 태우기 위해, 중간중간마다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할까.’라는 문장을 자꾸 집어넣는다. 당신의 과몰입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어쩌면 이 이야기는 꿈과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앞의 조금은 축축한 이야기보다 이 이야기를 좋아할는지 모르겠다.
여름이었다. 녹음은 녹음다웠고,
나무는 언제 꽃 피웠냐는듯이 화려한 초록색을 뽐냈다. 물 파리들이 자꾸 꼬였지만, 벌레가 그 아이 곁에 자꾸 꼬여서 내가 더 깨끗하고 뽀송하다고 잔뜩 놀릴 수 있었다. 반응이 크고 귀여워서 난 그 순간 그 누구보다 더 쾌활하게 장난칠 수 있었다. 나는 친구들이 나를 자주 놀리는 편이라 그들이 왜 그렇게 많이 놀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수많은 축축한 입맞춤 끝에도 그 아이는 내 눈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도대체 비유를 든 축구선수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눈빛과 내 왼눈 밑의 눈물점이 좋다고 했다. 엄마가 수많은 남자 중 아빠를 택했던 이유가 아빠가 엄마의 몸매보다 눈을 쳐다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그 눈으로 자꾸 그 아이를 꼬시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사실 오랫동안 쳐다본 것일 뿐인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그 눈빛이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부담스럽지 않고 그 아이의 심장이 조금 더 많이 뛰었던 걸 보면 어쩌면 나는 이 순간이 제일 좋았다.
나는 당신이 이 이야기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목화, 이 녀석!”이라는 마음으로 글을 읽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자꾸 쓰고 싶어지는 까닭은 나는 그 순간을 간절하게 붙잡고 언젠가의 나를 위해 기록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나처럼 그 아이도 아주 기나긴 일기를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는 포옹이 제일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자꾸만 졸린 그 아이에게 어떤 게 제일 좋았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확인받고 싶어서 “나 귀엽지? 생각한 거랑 똑같지? 예쁘다는 말은 왜 안 해줘?”라고 끊임없이 물어봤다. 결국 그 아이는 내가 정말 사랑스럽고 말그대로 러블리하고 엄청 귀엽다는 말을 해주었다. 나는 그 확답을 듣고 이야기를 멈췄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그 아이는 내가 그 아이와 나의 순간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한 것을 싫어할까?
하지만 나는 네가 이 이야기를 싫어하지 않을 거란 거를 알아. 이 편지는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너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줘. 너는 나의 행복을 기원했고, 나중을 기약하는 말은 하지 말자고 했지만, 나는 조금 약속하고 싶은걸. 잘 지내. 아프지 말고! 있잖아. 너는 책을 많이 읽어서 내 글이 만족스러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너를 기분 좋게 했으면 좋겠어. 눈 내린 공원도 같이 보고 싶어. 내가 너무 딱 잘라서 말해서 미안해. 우리 또 재밌게 놀자.
*목화레터에서 연재되는 연애담 시리즈는 진행중이지 않은 사건만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