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관리(Estate Administration)

꼭 알아야 할 6단계 절차

by 이정교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라고 했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이 두 가지는 뉴질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슬픔 속에서도 남겨진 재산을 정리해야 하는 현실적인 과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의 유산 관리 절차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핵심 단계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유산 관리는 크게 여섯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장례를 치르는 것입니다. 장례비용은 유산의 채무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즉, 다른 어떤 빚보다 먼저 장례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합리적인 비용"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므로, 과도한 비용은 유산에서 전액 보전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둘째, 유언장(Will)이 최종본인지 확인합니다. 고인이 여러 차례 유언장을 작성했을 수 있으므로, 가장 마지막에 작성한 유효한 유언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뉴질랜드 Wills Act 2007에 따르면, 정식 서명과 증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문서라도 법원이 유효한 유언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고인의 서류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프로베이트(Probate)라고 불리는 법원 승인이 필요한지 판단합니다. 프로베이트란 고등법원(High Court)이 유언장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집행인에게 유산을 관리할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절차입니다. 고인이 부동산을 소유했거나, 하나의 은행/보험/연금에 $40,000 이상의 자산이 있으면 프로베이트 신청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이 기준금액은 2025년 9월 24일부터 기존 $15,000에서 $40,000으로 인상되었습니다. KiwiSaver 가입이 보편화되면서 소액 유산도 프로베이트를 거쳐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프로베이트 신청 비용은 $269이며, 통상 4~8주가 소요됩니다.


넷째, 고인의 자산과 부채를 파악합니다. 은행 계좌, 부동산, 투자 자산, 보험, KiwiSaver 등 모든 자산을 조사하고, 동시에 세금, 대출금, 신용카드 잔액, 개인보증 등 부채도 확인해야 합니다. 공동 소유 자산(joint tenancy)은 생존자에게 자동으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아, 유산과 별도로 처리됩니다.


다섯째, 채무와 세금을 정리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상속세는 1993년에 폐지되었으므로 상속 자체에 대한 세금은 없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세금 의무가 남습니다. 하나는 고인의 사망연도 소득세 신고(IR3)이고, 다른 하나는 유산(Estate)이 사망 이후 발생시킨 소득(이자, 배당, 임대료 등)에 대한 유산 세금신고(IR6)입니다. 유산은 세법상 별도의 납세자로 취급되므로, 집행인은 IRD에 새로운 IRD 번호를 신청해야 합니다. 여기서 특히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집행인이 세금을 먼저 정산하지 않고 유산을 전부 분배해 버리면, 미납 세금에 대해 집행인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여섯째, 유산을 수혜자(Beneficiaries)들에게 분배합니다. 그런데 분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유산에 대한 법적 청구 가능성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Family Protection Act 1955, Property Relationships Act 1976, Testamentary Promises Act 1949에 따라 가족이나 동반자가 유산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사망일로부터 최소 1년, 또는 프로베이트 승인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 분배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배우자나 사실혼 파트너의 경우, 유언장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재산관계법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할 것인지를 프로베이트 승인 후 6개월 이내에 선택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실 점은, 상속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별도재산(Separate Property)"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이 상속금을 부부 공동계좌에 넣거나 부부 공동자산(예: 가족 주택 모기지 상환)에 사용하면, 별도재산의 성격을 잃고 "관계재산(Relationship Property)"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을 받기 전에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재산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유산 관리는 복잡한 법률/세무 절차가 결합된 과정입니다. 특히 뉴질랜드에 부동산이 있거나, 트러스트 구조가 관련되어 있거나, 복수의 수혜자 간 이해관계가 다른 경우에는 반드시 변호사와 회계사의 전문 조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위의 글은 일반적인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쓰인 글입니다. 실제적인 법, 회계 혹은 세무사례들은 아주 작은 요인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을 받지 않고 위의 글에 따라 행한 결과에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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