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국과 지옥과 환생

하늘나라보다 이 현생에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

by 정강민

J의 엄마에 대해 빛에게 말했다.

“엄마는 기독교인이었어. 늘 천국과 지옥 이야기를 하셨어.”
빛이 말을 이었다. “그래, 기독교에서 천국과 지옥은 중요한 개념이니까. 하지만 넌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구나?”

“응. 엄마가 하늘나라에 있는 것보단, 이 세상 어딘가에 있어서 언젠가 나를 다시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해.”


빛은 J가 돌아가신 엄마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마음에 공감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세상 어딘가 있다는 말은 기독교 교리보다는 환생에 대해 말하는 거야. 기독교에선 환생을 부정하지!”

“그래. 환생은 기독교 교리와 어긋난다고 배웠어.”


“그런데 초기에는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면서도 환생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종파가 있었다고 해. 알렉산드리아 시대에 극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퍼졌다고 해. 그런데 이 개념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고, 초기 기독교회가 환생의 교리가 퍼지는 걸 막으려고 애썼대. 그래서 결국 환생은 정교회 박해를 피해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비밀리에 전해졌고."


J는 빛에게 물었다. “인간은 불멸의 존재라는 믿음을 억압하려 했던 이유는 무얼까?”

“아마도 천국과 지옥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깨지기 때문이겠지. 환생이란 개념이 들어오면, 착한 사람은 천국에 가고 나쁜 사람은 지옥에 간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잖아. 환생의 교리에 따르면 영원한 극락을 누릴 정도로 착하거나 영원한 지옥 불의 형벌을 받을 정도로 나쁜 인간은 없다는 거야. 대다수의 사람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해.


J가 다시 물었다. “중간 어딘가에 있는 사람은 어떤 운명을 맞아야 할까?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완성하기 위해 물질세계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거야. 이 물질세계로 다시 돌아온다는 건 결국 새로운 기회를 얻는 거야. 실수하고 배운 걸 바탕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J는 맞장구쳤다. “천국과 지옥처럼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여정인 거지. 그게 오히려 인간에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


빛이 말했다. “우리 삶도 그런 순환 속에 있을지 모르지.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는가가 아닐까?”


J는 어느덧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난 엄마가 하늘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 세상 어딘가에서 다시 나와 만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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