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났을 때만 가능하다.
"타인이 자신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경우는 단 하나, 사랑의 기적이 일어났을 때만 가능할 뿐이다."
- 생텍쥐페리
그 사람과 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 역시 따뜻함 없이 차갑고 시크하게 말했기에, 대화는 어느 순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대화를 마친 후,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으며 돌아봤다. 그는 정말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 연기한 걸까.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는 마치 벽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친구 사이에 이런 느낌이 자주 든다면 거리를 두면 되고, 가족이라면 떨어져 지내면 된다. 하지만 부부 사이라면 떨어져 살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붙어 있기는 더 힘들다. 문득, 그들 부부는 서로 어떻게 대화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심지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 속에서 올라온 화를 그렇게 남의 가정을 빗대어 앙갚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가족들도 혹시 나를 '벽'처럼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소통이란 서로의 70~80% 정도만 이해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 정도의 이해도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