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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마지막 편지...

by 정강민

테오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니. 기분을 바꿔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 삶도 뿌리에서부터 위협받고 있으니 발걸음조차 비틀거릴 수밖에. (중략)

극한의 외로움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내 길에서 벗어날 필요는 없겠지. (중략)

종종 조카를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느라 온 신경과 에너지를 쏟아붓기보다는 아이를 기르는 게 분명 더 낫다고 생각한다. (중략) 그런 희망들은 나를 떠난 지 오래다.

-1890년 7월


편지와 동봉한 50프랑 수표 고맙게 받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럴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온통 그림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고 존경했던 화가들처럼 잘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으니, 오늘날 화가들이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중략)

- 1890년 7월 24일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사망했다. 첫 번째 편지는 죽은 달 7월의 편지 일부이고, 아래는 죽기 5일 전 편지다. 이것이 동생 테오가 고흐에게서 받은 마지막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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