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해치려는 마음은 버려야 하지만, 나를 지키는 경계심은 필요하다. 속더라도 먼저 의심하지 말라는 말은, 지나친 예민함으로 자신을 해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지키면 사람됨은 밝고 깊어진다.
- 채근담
‘속더라도 먼저 의심하지 말라’는 말은 지나친 예민함으로 스스로를 해치지 말라는 뜻이지, 무조건적인 신뢰를 던지라는 의미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무턱대고 마음을 열어 믿기만 하는 태도는 겉으로는 선해 보이지만, 사실 가장 노력하지 않는 방식이다. “나는 그를 믿었고, 나는 착하다.”는 자기 위안 뒤에는 관계를 세심하게 살피고 책임 있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빠져 있다.
사람은 무조건 자신을 믿는 이 앞에서 어느 순간 긴장이 풀리고, 그 느슨함은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상처가 된다. 믿음과 의심이 균형을 이루어야 관계가 단단해진다. ‘나는 너를 지켜보고 있고, 나는 너를 존중한다. 너 또한 나를 존중해야 한다.’는 조용한 신호는 나를 보호함과 동시에 상대가 잘못 행동하는 것을 막는 행위가 된다. 균형 잡힌 경계와 신뢰가 있을 때, 사람됨은 더욱 맑고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