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하지만 작은 성의입니다.’
카톡이 옵니다.
카카오톡 선물은 참 기발합니다. 받을 주소만 기입하면 됩니다.
감사메시지도 있습니다.
‘아니, 나이 먹고 무슨 글을 쓴다는 말인가?’
‘젊을 때 시작해도하기 어려운 것을 왜 지금 와서 하는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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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그동안 속마음은 아마 이랬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되고, 저도 누가 비슷한 상황을 이야기하면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카톡 후 며칠 뒤에 소고기 선물셋트가 도착합니다.
......
저는 자랑스럽게 자초지정을 아내에게 말합니다.
책쓰기 정규과정에 참여했던 분께서 과정이 끝난 후 보내온 선물이라고.........,
그날 저녁, 아내와 아들과 소고기를 구어 참기름 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책쓰기 정규 2개월 과정 중 기획을 2~3번 바꾸셨어, 한번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2~3번을 바꾸니 얼마나 힘들어겠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이 되면 책상에 앉아 이런저런 책의 기획을 생각하는 치열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다 새벽에 잠을 청한 적도 여러 번이라고 전화로 말씀해주신 기억도 났습니다.
아내는 소고기 선물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소고기를 선물한다는 건 우리 정서상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픈 의미”라고 말합니다.
그냥 과일 선물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해석합니다. 아내의 말을 들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저를 의심했습니다. 가족들이 의심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다른 분들의 책 출간을 돕는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여전히 의심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이 계약하고, 책이 출간되고, 감사인사를 주십니다.
여러 이야기와 상황 중에서 저한테 긍정적인 내용만을 선별해서 소고기를 먹으면서 아내에게 말합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아내의 눈빛을 읽었습니다. 책임감 없는 남자를 조금은 새롭게 보는 듯 했습니다. ^^
‘역시 저는 어떤 주제라도 저한테 유리한 데로 이끄는 말재주가 생겼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 능력이 월등해졌습니다!’^^
여전히 상황적으로는 별로지만,
주변 분들이 조금이라도 기뻐하고 보람을 느끼고 자신의 꿈에 다가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또 아내도 존중의 눈빛을 보내니 갑자기 울컥합니다. 충만감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녁........,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소고기를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