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슬픔’과 ‘갑작스런 슬픔’

안다는 것은........

by 정강민

친구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친구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슬픔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랜 전에 돌아가셨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어머니는 암이었습니다. 예고된 슬픔이었습니다.

예고된 슬픔은 순간순간 슬픔을 맞이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예고된 슬픔’이든 ‘갑작스런 슬픔’이든 우리가 맞이하는 슬픔의 총량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단지 ‘나누어서 받느냐? 한 번에 받느냐?’ 정도 같습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인식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고 난 뒤에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셔야 한다.’ 초등학생 때는 내가 중학생 정도 되었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중학생일 때는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돌아가시면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초등 때는 중학생이 어른으로 보였고,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이 어른으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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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켜줍니다. 하지만 그 확장은 고통을 동반합니다.

제가 죽음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 돌아가시는 생각으로 근심했던 것처럼 말이죠. 뭔가를 알게 되거나 새로운 길을 가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갈등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알게 되면서 눈이 시원합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호수를 보는 게 아니라, 안개 걷힌 후 맑은 하늘 아래에서 찬란한 호수를 보게 됩니다. 우린 아플 수 있지만 흐릿함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합니다. 안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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