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면서.... 그냥 해야 합니다.

하지 않아도, 해도........

by 정강민

왼발 올려~

오른손 뻗어~

잘 한다~

선생님 팔이 너무 아파요~

현정아~~ 니가 민정이보다 더 높이 올라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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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와 아이들이 올려다보며 소리칩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클라이밍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에 어두커니 계속 쳐다봅니다. ‘어디까지 올라가나?’

힘들게 올라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저렇게 힘들고 아찔한 것을 왜 할까?’ 저것을 하지 않는다 해도, 저기를 올라가지 못한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건데........, 보통 이와 비슷한 질문이 ‘왜 힘들게 산을 올라가니?’입니다. 산은 경치라도 구경하고, 건강도 챙기고........ 등등의 이유를 댈 수 있습니만..........


‘왜 우린 이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안 해도 되는 일을 왜 하지? 왜 아이들이 저기를 올라가면서 고함치고, 박수치고 할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곳에 온 아이들이 이 시간에 저걸 하지 않으면 기분이 별로일 거다.’ 이유는 다하는 데 자기만 하지 않아서, 끼지 못해서, 또 다른 이유는 이곳에 와서 해야 할 일은 저기를 올라가는 것인데 그걸 하지 않아서.... 의미 유무는 다른 차원입니다. 의미가 있는 아이들도 있을 거고, 의미가 없는 아이들도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서는 저것을 해야 합니다. 그게 지금 이곳에 온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계속 살아갑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전제입니다. 이 전제를 없애버려면 뒤에 별로 남는 것이 없습니다. 우린 그냥 가야 합니다. 멈추고 올라가지 않으면 편할 것 같지만, 결국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또한 저기를 올라가면 엄청난 성취감을 맛볼 겁니다. 하지만 그 성취감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 성취감으로 계속 기쁠 수 없습니다.


하지 않으며 한숨과 자책하는 것.........,

하면서 무능력을 실감하며 한숨과 자책하는 것.........,

둘 다 자책은 생겨납니다. 하지만 뭐가 더 나은지 아실 겁니다.



우리는 현재 상황에서 전진해야 합니다. 전진은 엄청난 것이 아니고, 자기가 맡은 바 일, 목표했던 것을 조금씩 해 나가는 겁니다. 그게 이 세상에서 우리의 임무입니다.

자책과 한숨을 토해내면서.......... 그냥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저기를 올라가려고 애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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