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병상에서의 다짐을 지속할 수 없을까?

by 정강민

큰 병이 걸렸을 때 우린 그 병이 나으면 제대로 인생을 즐길 거라, 지금처럼 아등바등 살지 않을 거라 결심한다. 그동안 제대로 살지 못한 자신을 바보라 여기며 완전히 새로운 삶을 다짐한다.

하지만 병상에서 일어나서 몇 개월 아니 며칠만 지나도 그 다짐은 온데간데없다. 현실의 온갖 문제로 스트레스에 끌려 다니며 병이 나기 전 자신의 모습을 목격한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정작 제대로 누리지도 못할 것을 얻기 위해 기를 쓰며 살았던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이었는지, 그동안의 자신의 노력이 별 쓸모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린 이런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행위에 의미를 강제로 부여하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현재까지의 자신의 삶이 부정당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병상에서의 다짐을 지속할 수 없을까?

우선 우린 초탈한 삶을 살기가 어렵다. 산속으로 들어가 하루 종일 자연을 보며 도를 닦는 사람들도 하루 동안의 감정적 출렁거림이 엄청나다고 한다. 하물며 우리의 삶은 어떻겠는가?

또 결정적으로 우린 현재를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나 미래를 참고할 수 있지만, 그것들이 지금 상태보다 강력하게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지금의 상태가 내 감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는 초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초심을 유지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 맞지 않다.

또 스스로를 잘 관찰해보면 보면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지금 이 순간 어떤 대상에 몰입된 상태 즉,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광활한 광경을 볼 때 등 우리가 그 순간에 몰입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현재를 깊이 파고드는 순간들이다.

초심을 잃어버렸다고 나와 남들을 너무 닦달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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