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중간 인터넷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길었던 '2분'이었습니다.

by 정강민

강의 때 가장 떨리는 시간은 언제나 시작 10분전 입니다. 저는 매번 그렇습니다.

어제는 온라인으로 인문학 특강, 깊어지는 독서방법 등을 공유했습니다. 인문학 특강은 처음 준비한 강의여서 조금 더 긴장했습니다.

최후의 만찬235.png

강의가 시작되었고, 저를 간단히 소개하고, 인문학 특강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두 천재의 시기와 질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10분 정도가 지나고 다빈치의 유명한 그림 <최후의 만찬>을 소개한 후 컴퓨터 화면에 보였던 참가분들 얼굴이 사라졌습니다.

‘뭐지?’


인터넷이 다운되었던 것입니다. 컴퓨터 왼쪽 하단에 있는 네트워크 연결상태를 보니 인터넷이 끊어졌다는 표시가 보였습니다.

당황했고, 바로 인터넷 공유기로 달려갔습니다. 공유기를 본다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안테나를 좌우로 몇 번 움직이는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단톡방에 ‘인터넷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해결하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면서 ‘어떡하지?’ 생각만 맴돌았습니다. 시간상으로 2분이 정도 지났을까요. 컴퓨터는 인터넷 연결상태가 ‘양호’하다며 안테나 4개를 띄어줍니다.


다시 빠르게 줌링크를 클릭해 단톡방에 올립니다. 고맙게도 참여자분들이 빛과 같은 속도로 다시 입장해 주셨습니다. 저는 너털웃음으로 죄송함을 대신하며, 다시 특강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고가 나니 혹시 또 다시 다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해졌습니다. 준비한 내용을 다 공유해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은 더욱 발동했습니다. 이후 말이 조금은 빨라졌습니다.


강의를 오래했던 어떤 분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분은 강의 할 때마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화면이 멈추거나 할 때를 대비해 유머러스한 이야기 2~3개를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강의 할 때 마다 늘 시스템에 문제가 생깁니다. 저한테는 시스템을 오작동 시키는 기운이 있나봐요. 퀴즈 하나 낼게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비빔밥은?’”

이런 것도 오프라인 강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온라인상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상황도 시뮬레이션하면 분명 덜 당황스럽겠죠.

어제 아주 길었던 2분 동안의 일화입니다.


정답은 "산채비빔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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