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퍼스트 피플스 페스티벌에서 본 영화의 기억
2017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미 소개되기도 했던 워릭 손튼 감독의 영화 스위트 컨트리(SWEET COUNTRY)를 시간이 좀 지나 이곳 캐나다에서 그것도 몬트리올 퍼스트 피플스 페스티벌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여러 영화제에서 소개되고 호평을 많이 받으며 적지않은 상들을 받은 영화이긴 하지만 그간의 평들을 살펴보면 아트한 스타일을 잘 살린 시각적으로 우수한 영화임을 평하는 글과 함께 영화가 말하는 스토리는 인종과 인권 그리고 선과 악에 대한 단순하고도 너무도 명료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이끌어가고 있음을 비평하는 글도 있다
이영화의 구도는 대결이다. 흑과 백의 대결구도에서 보여지는 권력자와 피권력자의 대결, 소유자와 피소유자의 대결, 기득권자와 피기득권자의 대결,침략자와 원주민의 대결, 선과 악의 대결 등을 표현하는 듯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그랬듯이 영화에서 백인으로 표현되는 침략자의 추악함은 어두움 깊숙한 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원주민의 비애는 눈부신 태양아래 적나라하게 발가벗겨졌다. 법은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었고 무법이던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듯 지루했던 추격과 다툼에 무죄를 선고하고 지우지못할 상처들을 남긴 채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렇듯 모두가 한 방향으로 공감하는 이야기를 지루하고 명확하게 보여주는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반응을 예상치 못하고 만들었을까?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뻔한 일들이 지금도 과거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않게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듯 하다. 영화에서 법의 수호자와 법의 집행자 간의 작은 충돌은 현실사회에서의 인종차별이나 원주민과의 마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대중의 시각을 대변해준다.
몬트리올 퍼스트 피플스 페스티벌에서 이 영화가 더욱 더 빛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뒤바뀐 역사의 중심에서 상호공존 해야하는 현실은 사뭇 몬트리올에 있는 또는 다른 지역에 있는 원주민들의 애환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원주민을 대하는 사회의 문턱도 점점 낮아져야 할 것이며 이들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도 사회의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페스티벌은 지속가능하게 발전해야 할 것이며 그들의 목소리도 점점 더 사회 여러분야로 메아리쳐져야 할 것이다.